장신군단 회피? 점입가경의 5,6위 싸움

최종수정 2012-02-17 09:26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스포츠조선 DB

모비스 유재학 감독 스포츠조선 DB

높이의 팀. 부담스럽다. 단기전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프로농구 5,6위 순위 싸움이 흥미롭다. 독주 끝 1위를 확정한 동부를 필두로 4위까지는 이변이 없는 한 현 순위가 이어질 전망. 남은 건 딱 하나. 전자랜드와 모비스가 펼치는 5,6위 싸움이다. 16일 현재 두팀은 공동 5위다.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두 팀 모두 사력을 다해 5위를 차지하려는 의지가 크게 없다는 점. 6강 플레이오프 매치업 때문이다. 5위팀은 4위 KCC와 맞붙는다. 6위는 3위 KT와 만난다.

두 팀 모두 "순리대로 하겠다"고 공언하지만 내심 KCC보다는 KT를 원한다. 바로 KCC의 가공할 높이 때문이다. KCC는 최장신 하승진(2m21)과 디숀 심스의 대체 용병 자밀 왓킨스(2m4)의 트윈타워가 버티고 있다. 새 용병 왓킨스는 국내 무대가 낯설지 않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동부의 전신 TG삼보에서 김주성과 함께 최강 트윈타워를 구축, 2005년 우승을 이끈 선수. 일명 '파리채 블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용병이다. 6번째 우승 도전을 위해 KCC가 빼든 회심의 카드.

이쯤 되니 상대팀들로선 단기전 맞상대로 KCC가 더욱 껄끄러워졌다. 게다가 KCC에는 테크니션 전태풍을 비롯, 추승균 임재현 등 노련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비롯, 단기전의 수퍼강자로 군림했던 배경이다.

KT와 전자랜드는 색깔이 비슷하다. 높이에 대한 약점을 한박자 빠른 스피드와 전술로 커버하는 팀. 단기전에서 높이의 차이는 일종의 핸디캡이다. 확률적으로 넘기 힘든 벽이다. 전자랜드는 올시즌 KCC전에 2승4패로 약했다. 반면 KT전에는 4승1패로 앞섰다. 굳이 6위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센터 허버트 힐의 부상 이탈에도 느긋한 이유다. 모비스도 KCC전에서는 1승5패로 열세지만 KT전에서는 3승2패로 우세다. 시즌 성적이 단기전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확률적인 선택은 두 팀 모두 KT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T 선수들은 바짝 약이 올랐다. 6강 상대가 어느 팀이든 본때를 보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조성민은 "정말 자존심 상한다. 선수들 모두 200% 자극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박상오도 "우리 상대팀이 유리하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KT 전창진 감독은 "중요한 건 어떤 팀을 만나느냐가 아니라 우리 팀의 플레이를 얼마만큼 회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며 KT 특유의 조직력 회복을 강조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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