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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하는 얘기인데, 솔직히 4위도 쉽지 않다고 봤다."
2007~08시즌을 앞두고 팀에 부임한 후 지난 시즌까지 통합 4연패(2007 겨울시즌 우승 사령탑은 이영주 감독)를 일궈냈던 임달식 감독의 지도력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이제까지의 신한은행의 멤버라면 어느 감독이라도 우승시킬 수 있다'라는 선입견을 깨야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지는 건 절대 용납못하는 임 감독으로선 은근히 오기가 났다. 그런데 시즌 개막전 신세계전에서 70대79로 패하고 말았다. 자신이 부임한 후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는 개막전. 스코어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경기내용이었다. 선수들은 마치 얼어붙은 듯 제 플레이를 못하고 허둥지둥댔고, 임 감독으로선 해법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패배는 큰 약이 됐다. 감독이나 선수 모두 말은 안했지만 공통적으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렇게 무너질 수 없다는 자존심도 발동됐다. 이후 연달아 맞붙은 KB스타즈전에서 2경기 연속 연장전까지 가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모두 승리를 따냈다. 임 감독은 "초반 큰 위기에서 승리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조직력이 한층 단단해졌다.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의 역할을 맡은 이연화 김단비와 같은 선수들에겐 '이기는 습관'이라는 값진 경험도 쌓여갔다"고 말했다.
순위 다툼이 한창이던 지난달 말 2연패를 당했다. 통합 4연패 과정에서 시즌 중반 처음으로 당한 연패. 하지만 신한은행은 시즌 초처럼 허둥지둥대지는 않았다. 시련이 팀을 더욱 단단히 만든 결과다.
물론 위기는 '진행형'이다. 임 감독은 "예전 우리를 만나면 지레 위축되던 상대팀 선수들이 지금은 다르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달려든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여유롭게 벤치멤버를 기용할 수 있었던 경기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늘 박빙이었던 이유다. 그만큼 신한은행은 선수층이나 이름값 면에서 타 팀을 압도하지 못한다.
그래도 임 감독은 새로운 희망을 썼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도 이뤄냈고, 신한은행의 명성도 이어갔다. 다음 목표는 당연히 통합 6연패. "어느 팀과 붙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즌을 겪으면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한 선수들을 믿는다." 임 감독의 눈은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을 벌써 향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