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코사 영입 진짜 이유 따로있다

기사입력 2012-02-21 12:59


2007-2008시즌부터 한시즌 반 동안 원주 동부에서 뛰었던 레지 오코사가 KT의 일시교체 용병으로 돌아왔다. 스포츠조선 DB


"토종을 살려야 한다."

프로농구 KT가 찰스 로드의 부상 일시교체 선수로 레지 오코사를 영입했다.

21일 아침 입국한 오코사는 이날 저녁 열린 삼성전에 곧바로 투입됐다.

작년 말까지 일본 BJ리그에서 뛰다가 1개월 넘게 쉬었고, 미국에서 들어온 뒤 시차적응할 겨를도 없이 실전에 뛰어든 것이다.

오코사는 로드가 오른 발목 부상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는 바람에 일시교체 선수로 다시 한국땅을 다시 밟았다. 전창진 KT 감독과는 2007∼2008시즌 원주 동부에서 통합 우승을 합작한 이후 3년 만의 재회다.

이를 두고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또다른 궁금증이 제기됐다. KT는 정규리그 3위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21일 삼성전을 포함, 남은 5경기에서 굳이 승수를 쌓을 필요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시교체 용병을 데리고 올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더불어 올시즌 초반부터 로드의 퇴출을 검토해 온 KT가 남은 경기 상황을 지켜본 뒤 오코사를 로드의 완전대체 선수로 바꾸려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KBL(한국농구연맹) 규약상 완전대체 용병은 정규리그 종료 이전까지 가능하다. 플레이오프에 들어가서는 부상으로 인한 일시교체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이같은 관측은 그동안 KT의 용병 교체설이 나올 때마다 막연한 '로드 예찬론'을 앞세워 비판부터 제기하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불과한 것같다.

KT로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남은 경기 승리를 위해서도, 로드 퇴출을 위한 수순도 아니라는 게 KT 구단의 설명이다. 국내선수 보호를 위해서다.

우선 오코사는 준비된 교체 용병이 아니었다. 지난 17일 전자랜드전에서 발목 부상을 한 로드가 19일 KGC전에 불참한 뒤 2주 진단을 받게 되자 부랴부랴 섭외한 '응급처방용'이었다.

코칭스태프가 최근까지 실전에서 뛰었던 오코사가 잠깐 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한 김에 구단 프런트에게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굳이 오코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데려올 요량이었다.

차라리 로드없이 남은 정규리그를 버틸 수도 있었지만 남은 국내선수들이 너무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KT는 현재 김도수가 부상으로 빠졌고, 상무에서 갓 제대한 김영환이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다. 가용할 선수 자원이 빠듯한 상태에서 로드마저 빠져버리니까 '남은자'들의 과부하가 심했다.

19일 KGC전에서 송영진은 40분 풀타임을 뛰었고, 노장 축에 속하는 조동현까지 37분을 소화하는 등 국내선수들이 강행군을 했다. 그런데도 51대73으로 대패했다. 51점은 KT의 올시즌 최소득점이다.

로드 한 명 빠지는 바람에 국내선수들의 체력부담은 더 높아지고, 경기내용도 엉망이 되며 선수단 사기마저 떨어질 형국이다. 이러다가 정작 PO에 가서 기가 죽은 상태에서 힘도 못쓰고 무너질 판이다.

올시즌 PO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 감독은 "남은 경기가 순위에 상관없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PO에 대비한 체력안배를 위해서도 오코사라도 투입하는 게 미래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오코사는 말그대로 일시교체 일뿐 PO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토종의 기를 살리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의 결과가 오코사였던 것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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