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서로가 원치 않았던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
일찌감치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가려진 남자 프로농구와는 달리 정규시즌 폐막을 10일 앞둔 여자 프로농구는 1일 현재까지 2위부터 4위까지의 순위가 결정되지 않았다. 그 어느 시즌보다 막판 열기가 뜨겁지만, 정작 해당팀들은 죽을 맛이다.
남자농구가 10개팀인데 비해 여자농구는 6개팀이기에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긴장감은 사실 떨어지는 편이다. 게다가 2위와 3위의 차이는 거의 없다. 문제의 순위는 4위. 4강 PO에서 1위 신한은행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가능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통합 5연패를 달성하는 동안 4강 PO에서 단 1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비교적 빨리 1위를 확정지은 후 주전 멤버를 충분히 쉬게 하면서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패턴이기에 정규시즌보다 더욱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기 때문. 반면 지난 시즌처럼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KDB생명은 4강 PO에서 2위 삼성생명을 꺾고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랐다. 물론 신한은행을 넘어야 챔프 자리를 차지하지만, 일단 4강만큼은 피하고 싶은 것이 3개팀의 공통 희망사항이다.
따라서 결국 맞대결 결과에 팀의 명운이 달렸다. 공교롭게 3개팀은 각각 1번씩 맞대결을 남기고 있다. 1경기차는 금세 따라잡힐 수 있다. KDB생명은 4일 삼성생명, 그리고 8일 KB스타즈와 연달아 만난다.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은 시즌 최종일인 11일 맞붙는다.
재밌게도 3개팀은 상대성이 높은 전적을 보이고 있다. 마치 가위바위보처럼 서로 물고 물린다. KDB생명은 KB스타즈에 2승5패로 뒤지고 있지만 삼성생명에는 반대로 5승2패로 우위다. KB스타즈는 KDB생명에 절대 우세지만, 삼성생명에는 3승4패로 열세다. KDB생명은 체력과 조직력, KB스타즈와 변연하와 정선민, 정선화로 이어지는 신구 조화, 삼성생명은 노련미와 큰 경기 경험에서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상대전적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앞선 경기처럼 서로 잡고 잡힌다면 순위는 그대로 굳어지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뒤집힐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런 상황이 즐거운 팀은 물론 신한은행이다. 3개팀 모두 리그 막판까지 주전들을 쉬게할 여유가 없기에, 포스트시즌서 상대하기가 그만큼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매 경기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는 3개팀 덕에 여자 프로농구는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