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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에게 밥먹듯 욕먹던 선수가, 감독에게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승 타이기록을 선물했다.
찰스 로드는 이번 시즌 내내 전창진 감독으로부터 욕을 엄청나게 먹었다. 오죽했으면 농구팬들이 "찰스 로드, 불쌍해 죽겠다"는 얘기를 했을까.
전창진 감독은 "강팀에는 강한 용병이 필요하다"는 대전제를 깔고 시즌 내내 '용병 교체'를 자주 언급했다.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로드를 교체하기로 했다는 의중을 밝힌 뒤 그후에도 몇차례 같은 발언이 반복됐다. 한 마디로 "찰스 로드 정도의 용병을 데리고는 1위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와중에 로드가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가, 또 어떤 경기에선 팀플레이에 전혀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번갈아 보이기도 했다.
KT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체 용병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쓸만한 자원을 구하지 못했고 찰스 로드를 데리고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그러니 로드가 시즌 내내 전창진 감독에게 욕을 먹은 반면, 한편으론 로드 얘기만 꺼내면 전창진 감독이 팬들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전창진 감독은 이날도 경기전 지난 2차전에서 찰스 로드가 좋은 활약을 보인 것과 관련해 "철들자 망령이라는 얘기가 있더니 (로드는) 망령 들었다가 철 든 케이스"라고 말했다가 "이 얘기는 없던 걸로 해달라. 또 팬들에게 욕 먹겠다"라며 웃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끝까지 시즌을 함께 한 로드에 대해 애증이 교차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로드는 한번 더 칭찬을 들을 수 있을 듯 보인다. 이날 1쿼터 중반에 로드가 10-6으로 앞서는 골밑슛과 추가 자유투를 성공시키자 전창진 감독은 두 팔을 들어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부지런히 로포스트를 드나들며 공간을 확보한 덕분에 다른 KT 선수들이 역으로 미들슛 찬스를 많이 얻는 효과가 나기도 했다. 로드는 넘치는 탄력으로 덩크슛을 몇차례 선보이기도 했다. 상대를 기죽이는 플레이였다. 그 때마다 벤치의 전창진 감독은 만족스럽다는 포즈를 취했다. 로드는 이날 이번 시즌 본인 최다인 37점을 기록하며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13리바운드는 덤이었다.
KT는 3쿼터 말미부터 승기를 잡은 뒤 전자랜드를 몰아붙여 85대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승1패의 KT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이날 3차전 승리로 전창진 감독은 역대 플레이오프 감독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신선우 전 SK 감독이 통산 62경기에서 36승26패 기록을 갖고 있었는데, 전창진 감독이 36승24패로 어깨를 나란히했다. 1등공신은 당연히 로드였다.
한편 이날 3차전 관중 6148명을 포함,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정규경기와 플레이오프 관중 합계 122만4100명을 기록했다. 기존 기록인 122만1636명(2008~2009시즌)을 넘어 역대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인천=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