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농구대표팀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패자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대패하는 등 런던행 티켓을 따지 못하고 3일 빈손으로 쓸쓸히 귀국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정치판으로 전락한 대한농구협회(이하 협회)의 독선적 행보였다. 중고연맹회장을 맡고 있는 협회 박소흠 부회장이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이종걸 협회장 뒤를 이어 이 자리에 도전하면서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을 비롯한 이른바 입맛에 맞지 않는 인사들을 배제하면서 일이 커졌다.
원리원칙 없이 전횡을 휘두르다보니 대표팀 구성 단계부터 갈등이 불거질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견제 역할을 해야 했지만 수장이었던 김원길 총재를 비롯한 대부분의 집행부가 한꺼번에 사퇴하면서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던 이유가 컸다.
어이없이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야 했던 임달식 감독조차 이 선수들의 소속팀 사령탑이란 이유만으로 쓸데없는 오해까지 받아야 했다. 현재 소속팀 선수를 이끌고 필리핀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임 감독은 "하은주의 경우 대표팀 이호근 감독에게 이미 선발전부터 몸 상태를 충분히 설명하고 상의를 하면서 현재 상황으론 대회에서 뛰기 힘들 것이란 얘기를 수차례 했다. 차라리 다른 선수를 뽑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조언도 했다"고 말했다. 또 김단비의 훈련 시작에 대해서도 "런던올림픽 본선 무대에 당연히 설 것이라 생각했고, 여기서 뛸 수 있도록 준비를 시키는 과정이다. 이 감독도 이를 충분히 납득했으며, 잘 준비시켜 달라는 당부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감독은 "선수들을 탓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전적으로 어른들의 잘못이다. 여자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며 "원칙있는 협회 행정, 그리고 체계적인 대표팀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 김상웅 전무이사는 "이번 대회 참사를 통해 협회가 책임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게 됐다. 조만간 협회 이사회를 개최해 책임을 질 것이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 의사 결정 구조 등 전체적인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많은 원로 농구인들부터도 이미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다시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