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과 장재석, 전창진 감독의 절묘한 선택

최종수정 2012-11-12 06:22

1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프로농구 KT와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KT 전창진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1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프로농구 KT와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KT 장재석과 전자랜드 문태종(왼쪽) 라비운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서장훈. 2000년대 한국 최고의 센터다. 2m8의 큰 키와 전문슈터 뺨칠만한 정확한 슈팅능력을 지녔다.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된 올 시즌 그의 활용폭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KT 전창진 감독도 "수비자 3초를 폐지로 인해 서장훈의 공격력은 더욱 극대화됐다"고 했다.

장재석. 2012년 최고의 신인이다. KT가 차세대 에이스로 지목하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파워포워드다. 중앙대를 나온 그는 2m3의 큰 키와 빠른 스피드를 지녔다. 운동능력은 이승준이나 김민수 부럽지 않다. 게다가 농구 센스가 뛰어나다. 코트에서 자신이 뭘 해야 할 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선수다. 전 감독은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선수다. 잘 가다듬으면 한국을 대표하는 파워포워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둘을 동시에 쓸 순 없다. 전 감독이 현 시점에서 기용기준은 하나다. 서장훈은 공격형, 장재석은 수비형이다. 서장훈을 20~25분, 장재석을 15~20분 정도 기용한다.

이상적인 구분이다. 서장훈의 공격력은 이미 입증된 상황이다. 문제는 느리고, 수비범위가 좁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스퍼 존슨과 외곽에 빠른 가드들을 기용하면서 서장훈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그는 "서장훈의 수비 약점은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코트에서 그런 상황을 만드느냐 아니냐는 것이다. 서장훈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서장훈은 자신의 롤을 정확히 수행하는 선수다. 하지만 느린 스피드는 어쩔 수 없다. 포워드와 매치업이 됐을 때 수비에서 농락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전 감독은 그런 상황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서장훈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전 감독은 "늦게 만난 게 아쉽지만, 올 시즌 재미있게 하고 있다. 야단도 많이 치는데, 자신이 실수했을 때 정확하게 이해하고 인정하는 선수"라고 했다. 그는 11일 전자랜드전에서 주태수에게 눈 밑을 긁혔다. 서장훈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 감독은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며, 서장훈을 자제시켰다. 전 감독은 "KT에 와서 서장훈은 너무나 잘하고 있다. 열심히도 하고 있다. 좋은 이미지로 부산 팬에게 어필하는 마음에서 적극적으로 자제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재석은 아직 프로에서 입증된 선수가 아니다. 공격력이 그렇다. 이미 수비와 리바운드는 최상급이다. 전 감독은 "기본적으로 농구를 알고 한다. 수비와 리바운드 뿐만 아니라 스피드있는 속공능력도 좋은 선수"라고 했다. 하지만 수비가 갖춰진 상황에서 공격력은 아직 미지수다. 장재석은 "중거리슛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공격력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체력적인 부분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전 감독은 2주 전 장재석을 2군으로 내려보낸 바 있다. 대학리그를 치른 뒤 곧바로 프로에 올라와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장재석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 2군에서 몸무게는 거의 정상(97kg)으로 맞췄다"고 했다.

지금부터 그의 진가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 현 시점에서 그가 공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그만큼 공헌도가 떨어지고, 프로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사실 다른 팀들도 장재석이 중거리슛을 쏘고, 1대1 공격을 하는 것보다, 수비리바운드를 잡고 속공에 가담하며 블록슛을 하는 것이 매우 두렵다.

결국 전 감독의 엄격한 구분이 서장훈과 장재석에 대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들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KT의 장점으로 변화시켰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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