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연습' 강동희의 일침, 아마추어 책임은 없을까

기사입력 2012-12-06 09:41



"슛은 후천적 노력에 의한 것이다."

동부 강동희 감독이 지난 5일 '프로-아마 최강전' 상무와의 4강전을 앞두고 내뱉은 한 마디. 이날 동부는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남은 아마추어팀 상무와 만났다. 상무엔 지난 시즌까지 동부의 핵심전력이었던 윤호영이 있었다.

강 감독에게 윤호영이 입대할 때 특별히 주문한 게 있냐고 묻자 "아프지만 말고 잘 다녀오라고 했다"고 답했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완성된 선수기에 별다른 당부의 말을 건네지 않은 것. 대신 강 감독은 올해 초 전역한 이광재 이야길 꺼냈다. 그는 "사실 (이)광재가 입대할 땐 슛을 꼭 갖춰서 오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이광재 케이스 지켜 본 강동희, "훈련이 중요하다"

이광재는 지난 시즌 막판 상무 제대 직후 동부로 복귀했다. 복귀 직후부터 순도 높은 외곽포를 터뜨리며 강 감독을 흡족케 했다. 11경기서 평균 11.8득점. 3점슛은 데뷔 이후 가장 좋은 평균 1.7개였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번 시즌엔 잠잠하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긴 했지만, 8경기서 고작 6.9득점에 그치고 있다. 강 감독은 "광재가 상무 있을 때만큼 연습을 하지 않았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2012 프로-아마 최강전 준결승 원주 동부와 상무의 경기가 5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상무 윤호영이 동부 이광재의 수비를 피해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2.05/
실제로 이광재는 상무 복무 시절 함지훈(모비스)와 함께 피땀 흘리며 슈팅 연습에 치중했다. 포스트에서 괴력을 발휘하는 함지훈 역시 미들슛 능력이 필요했고, 슈터 이광재는 완성되지 않은 슛폼을 정착시켜야 했다. 결국 두 명 모두 제대 후 팀에 복귀해 소금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들의 기량 발전을 두고 모두들 '군인 정신'의 승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시즌 이광재는 불안정했던 과거의 폼으로 회귀했다. 강 감독은 "상무에 갔다와서 일정 궤도에 올랐구나 싶었는데 다시 퇴보했다. 군대 가기 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본인한테 물어보니 상무에 있을 때만큼 연습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며 입맛을 다셨다.


이어 "상무에서 갓 제대했을 땐 포물선이 나왔다. 최근 1주일 정도 열심히 하니 좋아지더라. 이번 기회에 광재도 연습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터 사라진 농구계, 아마추어도 책임 있다?

신체 조건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구에서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강 감독은 훈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슛 만큼은 후천적인 노력에서 온다"고 했다.

그는 슈팅 연습을 많이 할수록 슛폼과 포물선, 그리고 슛을 던지는 자신감이 올라간다고 했다. 하지만 일정 수준으로 올랐을 때 떨어지지 않는 기준선이 생기는 게 아니라, 연습을 안 하면 다시 예전처럼 떨어진다고 했다. 프로 선수라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2-2013 프로농구가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1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안양 KGC의 경기에서 전자랜드 문태종이 KGC 양희종의 수비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14/
실제로 언제부턴가 국내 농구엔 정통 슈터가 사라졌다. 문경은(현 SK 감독) 이후 원투 스텝을 밟고 정확한 점프슛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가 전무할 정도다. 수비가 앞에 있으면 속수무책이다.

그렇다고 언제나 오픈 찬스가 나는 건 아니다. 받아 먹을 줄만 아는 슈터는 반쪽짜리일 뿐이다. 현재 국내 프로농구에서 수비를 앞에 두고 스텝을 밟은 뒤 자유자재로 슛을 던질 수 있는 이는 문태종 정도 밖에 없다. 문태종은 귀화혼혈선수다.

실업과 대학팀이 함께 했던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의 향수를 재현하고자 만든 이번 대회. 일부 대학팀 감독들은 프로팀이 2군 선수들을 내보내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왜 국내 선수들의 슛 감각이 퇴보했는지 되짚어보긴 했을까.

강 감독은 "요즘 선수들은 그냥 서서 편하게 슛 연습을 하더라. 그런데 시합 때 그런 찬스가 얼마나 나오겠냐"며 "우리 땐 의자 2개를 세워두고 8자로 움직이면서 20~30개씩 넣을 때까지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슛 연습을 했다. 하지만 요즘엔 고등학교나 대학 때 그런 훈련 자체를 안 한다더라"고 말했다. 슈터들이 정체된 책임이 아마추어에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술 훈련도 중요하다. 하지만 토대가 없는데 집을 지어봐야 무너질 뿐이다. 강 감독의 "슛을 하면 할 수록 늘 수밖에 없다"는 말을 그냥 넘기기엔 국내 농구의 현실이 너무나 암담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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