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급 센터, 후회 없는 마지막 시즌을 보내다.'
프로농구에서 센터 포지션은 외국인선수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토종 빅맨들은 스포트라이트에서 한걸음 비켜나 있다. 하지만 이들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존재다. 토종센터 부문은 이들을 조명하기 위한 테마다. 스포츠조선 기자들의 평가와 공헌도를 합산한 결과 서장훈은 373.32점을 획득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서장훈의 2012~2013시즌은 '투혼(鬪魂)'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74년생인 서장훈은 2013년 계사년,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됐다. 불혹의 나이에 누비는 코트, 사실 전성기에 비해 기록은 보잘 것 없다. 26경기서 평균 22분44초를 뛰면서 9.5득점 3.7리바운드. 하지만 올시즌 그에겐 기록만으론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부상 투혼도 눈에 띈다. 코트 위의 거친 모습으로 팬들에게 기억되던 서장훈은 온데간데없다. 살이 찢겨나가 생긴 흉터가 얼굴에 가득하다. 10월과 11월, 두 차례나 큰 부상을 입어 총 70바늘을 꿰맸다. 왼쪽 눈 위를 50바늘, 입술을 20바늘이나 꿰맸다. 하지만 피가 철철 나는 상황에서도 서장훈은 응급처치만 한 채 코트를 누볐다. 최근에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모두의 우려를 사고 있다. 서장훈은 은퇴를 선언할 때 말했듯, '후회 없이'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다.
2위는 전자랜드 주태수의 몫이었다. 334.10점을 얻어 서장훈의 뒤를 쫓았다. 주태수는 외국인선수 마크 전문 빅맨이다. 2m2, 102㎏의 다부진 체격으로 외국인선수들을 상대한다. 게다가 타고난 힘이 좋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특화된 선수다. 궂은 일에 능하다.
하지만 혈통부터 다른 외국인선수들을 막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평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제자를 향해 "주태수 같은 선수가 연봉을 많이 받아야 한다"며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다. 그는 올시즌 주태수의 연봉 5000만원 인상을 도운 인물이다. 주태수 역시 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미들슛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3위는 오리온스의 신인 센터 김승원이 차지했다. 2m2, 113㎏의 김승원은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신인 다운 투지를 선보이고 있다. 토종 빅맨의 자리가 사라져가는 현재 상황에서 반가운 새 얼굴의 등장이다.
한편, 전체랭킹에서는 SK의 애런 헤인즈가 853.13점을 얻어 4회 연속 1위를 달렸다. 헤인즈는 올시즌 SK 선두 돌풍의 주역이다. 팀에서 득점을 책임지면서도 공수 모두에서 전술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2위를 차지한 오리온스의 리온 윌리엄스는 843.24점으로 헤인즈를 바짝 추격했다. 모비스 함지훈은 3위(759.30점)에 오르며 국내선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