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이겨보려나 싶었어요."
이번 시즌 KCC에는 부상선수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했다. 허 재 감독은 20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아, 진짜 죽겠네."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팀의 기둥같은 역할을 해주던 가드 임재현마저 전날 모비스전에서 발목을 다쳤기 때문이다. 당초에는 꽤 부상정도가 심한 듯 했는데, 다행히 부상은 예상보다 경미했다. 그래도 풀타임 기용은 어려운 상황. 허 감독은 "아침에 괜찮다고는 했는데, 그래도 상황을 보고 투입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자칫 임재현을 일찍 투입했다가 부상이 더 심각해지면 그게 더 큰 손실이기 때문.
KCC가 1쿼터를 15-21로 뒤지자 허 감독은 결국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임재현을 투입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보기로 한 것. 2쿼터 8분 14초경 신인가드 박경상이 빠지고 임재현이 코트에 들어섰다. 경기 전 출전여부조차 불투명했던 임재현이 결국에는 반전의 주역이 됐다.
임재현은 2쿼터에서만 10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34-34동점이던 2쿼터 종료 1분 14초전 가로채기 이후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킨 데 이어 종료 3초전 회심의 3점포를 쏘아올리며 2쿼터를 39-34로 역전시키고 마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쿼터에서 2점슛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 자유투 성공률이 모두 100%일 만큼 뛰어난 집중력이 돋보였다.
결국 KCC는 2쿼터 역전의 기세를 이어가며 후반전에서도 줄곧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최종스코어는 72대58, KCC는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6승(28패)째를 기록하는 동시에 원정 11연패의 팀 자체 최다 연패 기록을 끊었다.
임재현은 "사실 어제 발목 부상 이후 계속 통증이 있었다. 붓기는 크지 않았지만, 통증이 심한 상태였다"면서 "그러나 내가 솔선수범해서 경기에 나서면 팀 후배들도 좀 더 힘을 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하위권인 삼성전이 아니고서는 이길 만한 경기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경기에 나가겠다고 자청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도 "임재현이 신인가드 박경상과 함께 앞선에서 팀을 잘 이끌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면서 임재현의 활약을 칭찬했다.
한편, 이날 삼성 김승현은 이날 4쿼터 6분15초 경 테크니컬 파울 이후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몸을 밀었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했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베테랑 선수라면 경기 중에 스스로 이성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경기운영의 영리함이 전혀 안보였다"며 파울과 퇴장의 손실을 아쉬워했다.
잠실체=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