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은퇴식 화두 '부산의 특별한 추억'

최종수정 2013-03-17 10:49

2013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의 경기가 10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렸다. 경기에 앞서 전자랜드 선수들이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서장훈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1.10/



프로농구 KT는 요즘 은근히 바쁘다.

올시즌 6강 플레이오프는 이제 물건너갔으니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하지만 19일 KC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이자 마지막 홈경기에서 경기보다 중요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국보센터' 서장훈(39)의 은퇴식이다. 서장훈은 작년 5월 KT에 입단하면서 서장훈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장훈은 그동안 은퇴식을 고사하고 조용히 떠나고 싶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팀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고, 최근 승부조작 사건 여파로 인해 여러모로 뒤숭숭한 분위기인데 무슨 은퇴식이냐는 것이다.

서장훈은 "내가 선수생활 마지막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면서 "KT에서 오래 뛴 것도 아니고 큰 도움도 드리지 못했으니 그럴 자격도 못된다"며 은퇴식 고사 이유를 밝혀왔다.

하지만 KT 구단 입장은 완전히 달랐다. 미우나 고우나 한국 농구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고 앞으로 대표적인 전설로 남게 될 이가 서장훈이다.


서장훈 본인은 물론 농구팬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기억될 마지막 소속팀으로서 그냥 보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KT는 서장훈의 뜻을 거스르며 간소하게나마 은퇴식을 준비했다. 서장훈의 바람대로 요란하게 할 생각은 없다. 대신 많은 의미를 담아 감동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며칠 전 전자랜드와의 마지막 원정경기때 전자랜드 측에서 작별식하는 동안 서장훈의 눈시울이 불거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명색이 마지막 홈경기인데 전자랜드전보다 더 많은 눈물을 빼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은퇴식이 '감동'의 컨셉트로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KT가 주안점을 두는 이벤트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추억의 동영상이다. 서장훈이 지난 15시즌 동안 활약했던 장면들을 모아 편집하는 것인데 이 가운데 2002년 아시안게임에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당시 아시안게임 개최지가 부산이었다. 서장훈이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곳 역시 KT의 홈 부산이어서 절묘하게 매치가 됐다. 최강의 중국을 무찌르고 20년 만에 농구 금메달을 획득하던 순간을 농구팬들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때 서장훈은 문경은 전희철 이상민 현주엽 등 농구대잔치 세대와 함께 김승현 김주성 방성윤 등 신세대와 조화를 이뤄 금메달을 든든하게 도왔다.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을 마크하기 위해 그 커다란 덩치에 진땀을 흘리던 장면은 농구팬들의 눈에 아직도 선하다. 서장훈은 키가 2m7로, 하승진(2m21) 등장하기 전 최장신이었지만 2m28의 야오밍에 비하면 동생같았다. 그러면서 당시 서장훈은 15득점 6리바운드로 연장 명승부의 다리를 놓았다.

KT는 부산과 깊게 엮인 서장훈의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돌이켜보는 서장훈의 활약상에 부산아시안게임을 주요 주제로 잡은 것이다.

여기에 KT는 서장훈이 올시즌 개막 때 남긴 핸드 프린팅을 영구적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사실 대다수 은퇴선수들이 남기는 영구결번 유니폼은 KT의 서장훈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KT의 레전드 스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농구 역사를 만들었던 그의 손을 사직체육관에 전시함으로써 서장훈의 추억을 간직하기로 한 것이다.

대신 KT 후배 선수들은 이날 서장훈의 15년간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모아 만든 앨범을 선물하며 작별의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때마침 서장훈의 '마지막 승부' 상대가 전 소속팀 KCC여서 또다른 훈훈한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KCC는 서장훈이 2007∼2009년에 몸담았던 팀이여서 허 재 KCC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

그렇지 않아도 서장훈은 부상으로 1군에 빠져있을 때 KCC와의 마지막 원정경기를 치르는 바람에 전주에서 작별인사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부산 홈에서나마 마지막 인사를 나누게 됐으니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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