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여자농구 통합우승을 달성한 우리은행이 숙적 일본을 물리치고 한국 농구의 자존심을 지키며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우리은행은 7일 용인실내체육관서 열린 '우리은행 2013 아시아 W-챔피언십' 일본 JX 에네오스와의 경기에서 치열한 혈투 끝에 66대62로 승리하며 이 대회 초대 챔프 자리를 차지했다. 전날까지 우리은행과 JX는 중국의 요녕성, 대만의 캐세이 라이프 등을 모두 꺾고 각각 2승씩을 챙기고 있어 이날 경기가 우승팀을 가리는 결승전이었다.
양국 리그 챔피언에 오른 두 팀의 대결인데다, 숙명의 한일전이었기에 관심은 당연히 클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한국 여자농구가 지난해 7월 터키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대패하며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고, 자존심마저 꺾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또 JX에는 오가, 요시다, 도카시키, 마미야 등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대부분 포진해 있기에 사실상 대리전이라 할 수 있었다.
한일전답게 승부는 팽팽하게 전개됐다. 전반전은 우리은행이 31-29로 마친 채 끝났다. 결국 승부는 수비에서 결정났다. 이번 시즌 경기 내내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한 우리은행은 3쿼터 시작 후 5분 가까이 JX를 무득점으로 묶은 상태에서 3개의 골밑슛을 연달아 터뜨리며 달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무패로 정규시즌을 휩쓴데 이어 챔프전까지 제패한 일본 여자농구 최강팀 JX의 저력은 4쿼터에 발휘됐다. JX는 국가대표의 떠오르는 가드 요시다의 연이은 3점포와 국가대표 센터 도카시키의 골밑슛을 발판삼아 49-56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여기서 정규시즌과 챔프전 MVP를 동시에 차지한 우리은행 주장 임영희의 3점포가 터졌다. 이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기록한 유일한 3점슛이었다. 우리은행은 61-58까지 쫓긴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3점슛을 던지다 파울을 당한 김은혜가 3개의 자유투를 침착하게 모두 넣으며 승리를 완성시켰다.
임영희와 양지희가 각각 20득점을 성공시키며 공격을 이끌었고, 이날 경기를 비롯해 요녕성과 캐세이 라이프전에서 선전을 펼쳤던 임영희가 대회 MVP에 올랐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에선 캐세이 라이프가 요녕성을 83대67로 꺾고 1승2패로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여자농구 수준을 향상시키고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 대회는 앞으로도 4개국에서 번갈아 열릴 예정이다. 내년 대회는 일본에서 열린다. 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