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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의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오투리조트.
리조트는 고산지대(해발 1100m)에 위치한 곳이라 저녁에는 한기를 느낄 정도다. 무더위를 피해 훈련을 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주변 함백산 인근에는 산악구보를 할 수 있는 코스가 3가지나 돼 선수들이 힘들지언정 지겹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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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구보 '장난아니네'
KT는 지난 1일부터 2주일 동안 이곳에서 이른바 지옥훈련을 실시중이다. 이곳에 와서 3회차 산악구보가 실시되던 5일 오후. 오투리조트 초입에 위치한 출발 지점을 찾아가던 홍보팀의 박준석 과장은 살짝 놀랐다. "출발점이 멀어졌어요. 1회차보다 자꾸 멀어지네." 알고보니 출발점이 이전보다 2km가량 멀어졌다.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며 훈련강도는 높이는 중이었다. 결국 선수들은 9.6km의 당초 코스가 아니라 10km가 훌쩍 넘는 거리를 뛰어야 했다. 더구나 출발지에서 도착지인 함백산 정상 태백선수촌까지 도로의 경사는 30∼40도에 달한다. 태백선수촌의 해발이 1400m이니 그럴 수밖에. KT 선수들은 스타트를 한지 10분도 되지 않아 반라의 몸으로 혀를 빼물었다. 다른 지역보다 한결 서늘한 날씨도 아무 소용이 없다. 유니폼 바지도 성가셔서 보는 사람이 없으면 벗어버리고 싶다는 표정이다. 선수들을 따라다니며 독려를 하던 전 감독은 "언덕길을 뛰어오르는 산악구보는 종아리와 허리 근육을 단련시키는데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KT 선수들은 1주일에 4회 산악구보를 약속하고 이 곳에 왔단다. 산악구보만 할 리가 있나. 오전에는 인근 고원체육관에서 코트러닝, 실전훈련으로 한바탕 녹초가 돼야 한다. 전 감독이 제대로 '호랑이'가 되는 시간이기도 한다. 이 혹독한 과정을 거쳐야 산악구보에 앞서 점심 먹고, 잠깐 쉴 수 있다. 사실 KT는 다음 시즌에도 6강 플레이오프가 걱정이다. 선수등록 엔트리 채우는데 급급할 정도로 선수보강이 전혀 없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모비스, SK, KGC, 동부, LG 등에 밀릴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있는 선수라도 강하게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다. 2년 연속 6강 탈락은 승부사 '전창진'의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는다.
장재석-김현수가 찍혔다.
이번 훈련에서 전 감독에게 찍힌 선수가 둘 있다. 공교롭게도 신인 센터 장재석(2m3)과 가드 김현수(1m84)다. 찍혔다는 게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점찍혔다는 것이다. 전 감독은 이들 둘에게 KT의 미래를 걸어볼 생각이다. 그래서 각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특히 장재석을 보면 전 감독은 자꾸 마음이 아프다. 산악구보는 물론 체력훈련에서 꼴찌를 도맡아 하는 선수가 장재석이다. 팔팔한 신인이 번번이 꼴찌라니? 다른 때같으면 불호령맞을 일이다. 하지만 전 감독은 "재석이가 대학 시절 너무 혹사했다. 거기에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전 감독은 장재석의 '저질체력'을 개선하기 위해 특별관리를 하는 중이다. 수원시 클럽하우스에 근무하는 식당 아주머니 2명을 여기까지 모셔와 선수들의 입맛에 맞추고, 모든 간식 메뉴는 장재석이 원하는 것, 이왕이면 살찌우는데 도움되는 것으로 정한다고 한다. 늘 맨 뒤에서 뛰더라고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도록 격려하는 일은 코칭스태프 몫이다. 그런가 하면 전 감독은 김현수를 국가대표 포인트가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며 그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패스, 수비능력 등 기량면에서 훌륭하지만 경험면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게 전 감독의 설명이다. 훈련을 통해 부족한 경험을 보완하려면 지름길이 있다. 전 감독에게 욕을 많이 들으면 된다.
태백=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