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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술이가 얼마나 독한 앤데…, 제가 제일 잘 알죠."
김태술은 지난 시즌부터 장염을 달고 살았다. 일반인도 장염을 한 번 앓으면 체중이 줄고 기력이 떨어지는데, 운동선수라면 오죽할까. 하지만 김태술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장염으로 고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건 더욱 싫었다. 감독이 휴식을 주려 해도 거절하고 뛴 게 한 두번이 아니다.
김태술이 아픔을 숨긴 건 투병중인 부친 때문이었다. 김태술은 지난 2011~2012시즌 데뷔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낸 뒤, 부친이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선수 인생의 전성기가 돼 비로소 그동안 뒷바라지해준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 순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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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을 기용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앞서가는 흐름에서도 아직 몸상태가 다 안 올라왔다는 생각에 경기에서 빼줬다. KGC에 김태술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김태술이 빠진 뒤, 급격한 경기력 저하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내준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그때마다 다른 말 하지 않고, '내 탓이오'를 외쳤다.
그는 방패막이를 자처했다. 김태술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공익근무 시절 때 매일같이 지켜본 애제자다. KGC 리빌딩의 핵심이기도 했다. 코트에서 스텝만 봐도 김태술의 그날 컨디션을 알 수 있다.
이 감독은 김태술에 대해 "공익근무를 할 때 매일 홈경기가 끝나면, 혼자 불 켜놓고 몇 시간을 연습한 게 태술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1년 반만에 근육이 붙어 지금의 몸이 됐다. 그때 하체 밸런스도 잡히고 슛도 늘었다. 공익근무중에 그렇게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독하다"고 했다.
하지만 독한 제자를 바라보는 스승은 그만큼 독하지 못했다. 5일 상대였던 오리온스 상대로 4전 전패, 게다가 6강 플레이오프의 실낱 같은 희망을 잡으려면 6위 오리온스는 반드시 잡아야 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부친상을 치르고 돌아온 김태술에게 일주일간 휴식을 지시했다.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쳤는데 다시 코트에 서는 건 무리라고 봤다.
김태술은 이날 벤치에서 목 놓아라 선수들을 응원했다. 힘들어하는 자신을 위해 투지를 갖고 뛰어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도 태술이가 원체 독해서 잘 이겨낼 것"이라며 애틋하게 제자를 바라봤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