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김영기 총재,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기사입력 2014-05-23 07:04


KBL 수장에 오른 김영기 신임총재는 심판진 개혁, 중계권료 확보, 수익 다변화, 경기력 향상 등 수많은 과제를 안고 7월1일부터 직무를 수행한다. 스포츠조선 DB

한국 농구의 선택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자 관록의 행정가였다.

한국농구연맹(KBL) 김영기 고문이 KBL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KBL은 22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임시 총회를 열고 경선을 통해 김 고문을 제8대 총재로 선출했다. 김 고문은 다른 후보인 김인규 전 KBS 사장을 8대2로 눌렀다. 김 고문이 1차 투표서 6대3(무효표 1개 제외)으로 앞섰지만, 재적회원 10명 가운데 3분의 2인 7표 이상을 얻지 못해 2차 투표까지 갔다. 김 신임총재는 한선교 현 총재가 6월말 물러나면, 2017년 6월까지 3년간 KBL을 이끌게 된다.

김 총재는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를 두루 거친 한국 농구의 산증인이다. 1950~60년대 국가대표 슈터로 이름을 날렸고, 은퇴 후에는 1969년 33세의 나이에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와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1982년 대한체육회 이사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부위원장에 이어 1983년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았고, 1984년 LA 올림픽 한국 선수단 총감독도 역임했다. 1985년부터 12년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으로 일한 뒤 1997년 KBL 전무이사를 맡아 프로농구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다. 2002년 11월 제3대 총재로 추대돼 KBL 수장의 자리까지 올랐다가 사상 최초의 몰수 경기 파문의 책임을 지고 2004년 4월 사퇴했다.

이날 임시총회에 참가한 모 구단 단장은 "경기인 출신이 심판 문제 등 지금 KBL의 현안을 풀어가는데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으로 마케팅이나 중계권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구단들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가 풀어가야 할 과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난 시즌 크게 불거진 오심 논란 등 심판진 개혁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재경기를 요청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오리온스와 SK의 경기에서 4쿼터 오리온스 김동욱의 반칙이 속공 반칙으로 지적됐고, 이현민에게는 공격자 반칙이 지적되는 등 두 차례 오심이 나왔다. KBL도 이튿날 오심을 시인했다. 오리온스는 KBL에 재경기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오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왔다. 심판의 자질과 경기운영이 매번 도마에 올랐다. 김 총재는 이날 취임 일성으로 심판진 개혁을 꼽았다. 그는 "심판들이 생존만을 위해 우유부단, 복지부동하고 있다. 심판도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경기를 재밌게 이끌 의무가 있다. 농구를 재미없게 한 게 심판 부분이다. 이것을 고쳐야 한다. 예를 들면 당연히 지적해야 할 파울을 안 부는 것은 직무유기다"고 지적했다.

프로배구에 밀린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는 위상도 되찾아야 한다. 지난 시즌 각 스포츠채널의 생중계 시청률을 보면 프로배구는 평균 0.876%였다. 프로농구는 0.289%로 프로배구의 3분의1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농구가 이처럼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은 승부에만 집착하는 각 팀들의 낮은 경기력 때문이다. 빠른 농구가 사라졌다. 1~2점차에 매달리다 보니 경기 후반에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김 총재는 이에 대해 "농구는 3대 요소가 있다. 빨라야 젊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정밀한 플레이도 매력이다. 덩크슛같은 폭발력 있는 플레이도 있다. 다른 종목에는 없는 모든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며 "이것들을 제대로 하려면 현장 감독과 코치들이 승리에만 매달리지 말고 해야 한다. 명작, 명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구단 간 이기주의도 사라져야 한다. 이것 역시 KBL 수장의 몫이다. 심판 문제 뿐만 아니라, 시행이 유보된 쿼터 12분제, 국가대표팀 운영 방안 등 현안이 등장할 때마다 구단간, 현장과 프런트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프로농구의 힘은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수익 증대 방안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TV 중계권이다. 2013~2014시즌의 경우 시즌이 시작된 뒤 협상을 벌여 겨우 체결했다. 프로농구라는 컨텐츠의 매력이 크게 떨어지니 협상에서 힘을 내기 힘들었다. KBL 수뇌부의 책임이 크다. KBL은 지난 2005~2006시즌부터 2012~2013시즌까지 8년간 방송사가 아닌 IB스포츠, 에이클라와 중계권 계약을 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

위기에 처한 프로농구의 미래가 새로운 수장의 어깨에 달려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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