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연장 끝에 삼성 꺾으며 8연패 탈출

기사입력 2014-12-10 21:13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에서 우리은행은 개막 후 11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쓰고 있다.

현재 기세로는 좀처럼 패할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다소 섣부른 얘기지만 올 시즌 35경기 전승 우승이라는 초유의 기록마저 거론될 정도다.

하지만 우리은행이라는 '빛'의 뒤에는 하나외환이라는 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하나외환은 KDB생명에 단 1승만을 거뒀을 뿐 나머지 경기를 모두 패하며 1승10패, 1할도 되지 않는 승률에 허덕이고 있다. 8연패에 빠지며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10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 프로농구' 삼성 블루밍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하나외환 박종천 감독의 표정은 어두울 수 밖에 없었다. 사실 하나외환이 최근 2년 연속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이 정도로 무너질 것이라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다. 공교롭게 외국인 선수 1순위로 뽑았던 토마스가 발목 부상으로 빠진 후 속절없이 8연패를 당했다. 그러는 사이 에이스 김정은이 종아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식스맨 홍보람은 인대 부상으로 한달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FA로 데려온 정선화도 무릎이 성치 않아 제 실력을 못 보여주고 있다. 팀의 주포 강이슬이 지난 7일 우리은행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을 때 가슴이 철렁할 수 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김정은은 내일부터 팀 훈련에 참가시킬 예정이지만 무리하게 출전시킬 수 없다. 홍보람도 한달간 쉬어야 한다고 한다. 강이슬도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뛸 수 밖에 없다. 다른 선수들이 당분간 더 뛰어줄 수 밖에 없다"며 "트레이드도 생각했지만, 카드가 전혀 맞지 않았다. 남들은 3라운드 접어드는데 우리팀은 시범경기에 나서는 것 같은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초반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흘러갔다. 연패를 끊으려는 듯 하나외환 선수들은 1쿼터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선발 베스트5에 나선 모든 선수가 1쿼터에 득점에 가세했다. 신지현과 강이슬이 3점포 2개씩 터뜨리는 등 3점슛 성공률이 63%, 그리고 2점슛 성공률은 78%에 이를 정도였다. 1쿼터에서만 무려 29득점을 냈다. 공격력이 떨어지면서 최근 전반전 통틀어서도 25득점 이상 내기 힘들었던 하나외환으로선 그야말로 '일취월장'이 아닐 수 없었다. 하나외환이 거세게 밀고 나오자 삼성 선수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강한 수비에 슛 찬스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턴오버를 6개나 저지르며 단 13득점에 그쳤다.

그런데 2쿼터부터 완전히 전세가 역전됐다. 1쿼터에 부진했던 커리가 하나외환의 골밑을 거침없이 파고들며 5연속 2점포를 성공시켰다. 반면 하나외환은 1쿼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최근 부진했던 플레이가 그대로 재현됐다. 전반 종료 1분25초를 남기고 토마스가 넣은 자유투가 2개가 2쿼터 첫 득점일 정도로 전혀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고, 정선화의 골밑슛으로 전반을 33-32로 겨우 1점 앞선 채 끝냈다. 이 기세를 잘 탄 삼성은 3쿼터 시작하자마자 커리가 2점포를 꽂아넣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 박하나와 커리가 3개의 3점포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43-33으로 훌쩍 달아났다. 3쿼터 중반 51-39까지 벌어졌을 때 경기는 끝난듯 보였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하나외환은 1쿼터처럼 힘을 내기 시작했다. 골에 대한 집중력을 보이며 차츰 따라붙었고 급기야 4쿼터 종료 5분을 남기고 63-62로 경기를 뒤집어냈다. 이후 피말리는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종료 9초를 남기고 삼성 박하나가 2점포를 성공시키며 71-69로 다시 앞섰지만, 하나외환은 종료 2.3초전 얻은 자유투 2개를 심스가 모두 성공시키며 71-71로 연장전까지 접어들었다.

연장전도 마찬가지. 결국 하나외환 선수들의 승리욕이 더 강했다. 76-76에서 심스가 속공에 의한 연속 4득점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끝에 86대83으로 승리, 기나긴 8연패를 끊어냈다.
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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