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비방 행위다."
규정대로 일을 처리하는 건 좋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어떤 문제를 먼저 처리하는게 최선인지 헷갈리는 듯한 한국농구연맹(KBL)의 행보다.
KBL은 16일 오후 2시30분부터 재정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번 재정위원회에서는 부산 KT 소닉붐 전창진 감독과 전주 KCC 이지스 허 재 감독의 징계건 논의를 위해 열린다. 두 감독은 지난 14일 맞대결을 앞두고 이번 시즌부터 신설된 U1 파울 등 기준이 없는 판정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이 문제를 스포츠조선이 15일 보도했다. 그러자 KBL이 하루 뒤 곧바로 재정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두 구단에 재정위원회 개최 사실을 알렸다.
KBL 관계자는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개 비난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상벌 규정에 KBL 또는 구단 비방행위시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해 이번 재정위원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판정 등에 대한 얘기가 공식화 됐고, 너무 과하게 의견이 표출돼 KBL을 비방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KBL의 생각이다. 자신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기에, 상벌 규정을 근거로 징계를 주겠다는 것은 좋다. 중요한 건 왜 그런 얘기가 나왔고,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느냐다. 전 감독이 이의를 제기한 것은 U1 파울에 대한 정확한 규칙이 없다는 것. 그래서 유희형 심판위원장에게 질의를 하자 "나도 정확히 모른다. 확인해서 알려주겠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는 팩트다. 만약, 전 감독이 사실이 아닌 것을 얘기했다면 당연히 징계를 받아야 한다.
KBL은 이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너무 과하게 의견이 표출돼 재정위원회에 회부하게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판위원장이 답변을 줬는지는 확인을 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아직 명확한 답변을 전 감독과 KT 구단에 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판정 하나에 승부가 갈릴 수 있다.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 그걸 짚고 넘어가자는 것인데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단 자신들의 품위가 손상됐으니 징계부터 하자는 꼴이다. 애매한 판정 기준에 대한 설명이 먼저, 징계는 그 다음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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