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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정말 사소한 플레이 하나가 경기 흐름과 결과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선두 모비스와 2위 SK의 숙명의 맞대결. 경기 결과에 따라 1, 2위가 바뀔 수 있었던 경기. SK 헤인즈의 실수 하나가 경기를 이렇게 흔들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2쿼터에는 SK의 상승세가 더 무서워졌다. 모비스의 2-3 지역방어를 우습다는 듯 깼다. 하이포스트에서 SK 선수가 공을 잡으면 모비스의 밑선 세 선수가 이 선수에만 달라붙었다. 로우포스트는 텅 비어있었다. 패스 한방으로 손쉬운 득점. 이 장면이 마치 연습을 하는 듯 이어졌다. 여기에 기대치 않았던 박승리의 3점포까지 터졌다. 2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이 3점포로 점수차가 38-19까지 벌어졌다. 모비스가 아무리 강한팀이라지만 SK도 강한 팀. 여기서 분위기가 더 넘어가면 모비스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모비스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3쿼터 종료 3분37초를 남기고 라틀리프의 득점으로 57-54 첫 역전에 성공했다. 초반 말을 안듣던 2-3 지역방어 조직력이 정비되며 SK 공격을 잘 막아냈다. 큰 점수 차이에서 지고 있던 팀이 극적인 역전을 하면 보통 그 분위기가 이어지기 마련. 59-54까지 달아난 장면에서 모비스는 점수차를 더 벌려야 했다. 하지만 신인 배수용으로부터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골밑에서 주지 않아도 되는 파울을 범하며 상대에 바스켓카운트를 허용했다. 의욕 넘치는 큰 동작을 상대 공격수가 잘 이용했다. 이 플레이에 모비스 수비 조직력이 갑자기 와해됐다. SK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3쿼터 63-61 재역전에 성공했다. 전준범은 89-86 경기 종료 직전 헤인즈의 골밑슛을 그냥 줘도 되는데, 파울을 하며 동점 기회를 제공하는 바보같은 플레이를 했다. 모비스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4쿼터 막판 '막가파 슈터' 송창용의 미친 활약에 드라마로 만들어도 될 만한 대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만약, 38-23 상황서 헤인즈가 정상적으로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좋은 분위기 속에 공격을 이어오던 SK의 득점이 추가됐다면 어땠을까. 모비스의 극적인 대역전승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또 재밌는 것은, 헤인즈는 경기 마지막 극적인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자유투를 놓치며 땅을 쳐야 했다는 것이다.
잠실학생=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