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 3인3색 감독 출사표

기사입력 2015-03-12 16:02


"힘 빼고 올라오길(위성우 감독)" vs "사랑의 힘을 믿는다(정인교 감독)" vs "우리 색깔을 보여준다(서동철 감독)"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미디어데이에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왼쪽부터)과 KB스타즈 서동철 감독,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이 우승컵에 손을 대고 포즈를 취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3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과 명가 재건을 꿈꾸는 신한은행, 그리고 대반전을 노리는 KB스타즈가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그 해답을 내기 위한 대접전을 펼친다. 15일부터 열리는 정규시즌 2위 신한은행과 3위 KB스타즈의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승리팀은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우리은행과 22일부터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을 치른다.

격전을 앞둔 3개 구단 사령탑과 주장, 그리고 대표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농구 싸움에 앞서 팽팽한 기싸움과 뜨거운 말싸움이 먼저 오갔다. 12일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여자 프로농구 미디어데이는 화사한 분위기 속에 치러진 또다른 전쟁이었다.

우선 감독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의 혜택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와 있어 다른 두 팀보다는 여유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곧바로 공격에 나섰다. 위 감독은 "일단 어느 팀이 올라올 지 몰라서 준비를 착실히 하는 중인데, 개인적으로는 서로 치열하게 붙어서 있는 힘을 다 빼고 올라왔으면 좋겠다. 진심이다"라며 신한은행과 KB스타즈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어투는 애원조였지만, 다른 팀 감독에게는 무시무시한 말이다.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은 '밑거름론'을 내세웠다.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게 자신은 뒤를 받치겠다는 뜻. 그는 "우선 2년만에 여자 프로농구계에 돌아와 시즌을 시작하면서 우려섞인 시선을 많이 받았다. 마음 고생이 좀 있었는데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나보다도 주장 최윤아를 비롯한 선수들이 챔피언 우승컵에 대한 열망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선수들이 예전 연속 우승 때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내가 뒷받침이 되고 싶다. 축제인만큼 잘 나가서 뛰어놀 수 있도록 내가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노련하게 다른 팀을 공격하기 보다는 선수들에게 신뢰를 주는 메시지를 던진 것.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이어받은 서동철 감독의 출사표도 개성적이었다. 서 감독은 "1년 전 이 자리에서 똑같이 미디어데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바로 신한은행에 지고 탈락했다. 그 이후 단 하루도 편하게 잠을 잔 적이 없다. 1년을 벼르고 있었다. 많은 땀을 흘렸고, 이제 보상을 받을 시기"라며 승리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내보였다. 이어 "우리 팀은 그간 롤러코스터같은 경기력을 보여왔다. '양궁농구'라는 우려의 말도 들었다. 하지만 우리 팀의 색깔은 3점슛이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롤러코스터가 늘 내려가는건 아니지 않나. 막판 2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였으니 우리 색깔을 잘 살려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걱정거리. 미쳐야 하는 선수

위 : 이승아가 발목부상 등으로 막판 2경기 나왔지만, 훈련 염려 챔프전들어가서 경기력 어떨지 걱정된다. 그래도 결국은 임영희 샤데 박혜진이 제 몫을 해야지 좋은 경기.

정 : 걱정보다 바라는 건 좋은 슛컨디션 유지해주길 바라는 것. 미치기보다 견뎌주길. 크리스마스 체력적인 우려. 잘 해주길 바란다. 혼자 풀타임 뛰다시피 체력 보충. 훈련. 사랑의 힘을 믿어본다.

서 : 기대걸고 있다. 박종천 감독 1승 먼저 한 것 같다. 리바운드가 6개 구단 중 가장 약한 팀. 그런 부분들이 가장 걱정. 신한 리바운드 절대 우위. 3점슛을 하는 팀이니 많은 선수들이 다 미쳐야. 플래카드 "스타는 없다. 스타즈만 있다." 개인보다는 팀을 강조. 똘똘 뭉치는 팀워크. 미친 듯한 팀워크.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나선 3개 구단 감독들은 우승을 양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위성우 춘천 우리은행 감독은 인천 신한은행과 청주 국민은행이 플레이오프에서 접전을 치르고 체력을 다 쓰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은 옛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했고 서동철 국민은행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자부했다.

다음은 3개 구단 사령탑의 출사표.

◇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 저희는 정규시즌 우승 혜택으로 챔프전 올라와서 두 팀보다 한결 여유는 있다. 어느 팀이 올라올 줄 몰라서 준비 착실히 하고 있다. 두 팀이 있는 힘 다 빼고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플레이오프 하는 동안 다음 팀 잘 연구해서 챔프전에서 기다리겠다.

◇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 = 2년 만에 여자농구 돌아와서 시즌 시작하면서 우려 섞인 평가, 시선에 마음고생 했는데 만족은 못 하지만 정규리그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저보다는 주장 최윤아를 비롯해 선수들이 챔피언에 대한 열망이 크다. 선수들이 꼭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이 뒷받침할 생각이다. 큰 경기이고 축제이니 만큼 잘 나가서 뛰어놀 수 있게 분위기 만들겠다.

◇ 서동철 국민은행 감독 = 딱 1년 전에 이 자리에서 똑같은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했는데 경기에선 저희가 아깝게 신한은행에 지고 탈락했는데 그 이후 단 하루도 편하게 잠을 잔 적이 없다. 1년을 벼르고 왔고 땀을 많이 흘렸다. 그 땀의 대가를 찾을 날이 됐다. 우리 선수들이 시즌 치르면서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을 자주 보여줬다. 흔히 양궁 농구라고 말했는데 우려도, 격려도 해주셨는데 어쨌든 그게 우리 팀의 색깔이다. 3점슛이 주 무기인 팀이다 보니 경기력 기복이 있던 게 사실이다. 정규리그 마지막 4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를 보였는데 롤러코스터는 항상 내려가지 않는다. 이제 올라갈 시점이 됐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에서 살아날 기미가 보였다. 플레이오프에서 터질 거다. 우리 색깔의 강점을 살려서 우승하겠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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