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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종가를 치던 인기 대체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한국을 떠났다. 쉽게 납득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블레이클리 미스터리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하던 블레이클리가 KGC 유니폼을 입을 줄 알았다. 완전 대체 선수라면 블레이클리 입장에서 금전적으로 나쁜 카드가 아니었다. 또, KGC는 충분히 우승 도전이 가능한 전력이기에 향후 보너스 등에서도 유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블레이클리는 끝까지 KGC와 손을 잡지 않았다.
이에 대해 KGC 김성기 사무국장은 "아무리 영입을 하려 애써도, 해외 타 리그에 간다는 얘기만 들었다. 선수를 직접 만나 설득해보려 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답답했던 1주일"이라고 했다.
블레이클리가 직접 입을 열지 않는 한, 그가 한국을 떠난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추측 가능한 사유들은 있다. 첫째, 블레이클리가 모비스 생활에 크게 만족했다는 것이다. 팀 컬러와 플레이 스타일도 마음에 들고, 모비스에서의 생활도 좋아했다. 만약, 다른 구단이 가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모비스 완전 대체가 됐다면 타 리그 이적 없이 모비스에서 계속 뛰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런 와중에 마치 노예처럼 생각지도 않던 KGC행을 받아들여야 했고, 이 상황에 힘들어했을 가능성이 높다.
블레이클리 에이전트 측은 "KGC를 특별히 싫어할 이유도 없었다"고 말한다. 여기서 조금 더 복잡한 내용이 추가된다.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끼리는 소속팀 관계없이 유대 관계가 끈끈하다. 어떤 선수가 다쳐 자신이 대체로 간다면 모를까, 멀쩡히 활약하고 있는 선수를 밀어내는 모양새를 참기 힘들어 한다고 한다. 특히 사익스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신인이다. 어리고, 미국 현지에서는 한차원 높은 레벨을 자랑했던 사익스를 다른 고참 선수들이 많이 챙겼다고 한다. 특히, 사익스는 KGC 입단 전 이중 계약 파문으로 힘들게 한국에 왔다. 이런 사정을 아는 가운데, 블레이클리가 사익스를 밀어내며 KGC 유니폼을 입기 부담스러워 했을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타이밍에 조금 더 좋은 조건에 해외 리그 오퍼까지 들어와 블레이클리가 고민 없이 한국을 떠나게 됐다는 얘기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KGC가 블레이클리와 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냈다. 블레이클리가 합류한 후 모비스 전력이 매우 탄탄해진 가운데, 블레이클리가 모비스에서 더 뛰지 못하게 하기 위한 편법으로 가승인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블레이클리 에이전트측은 "우리는 블레이클리에게 KGC 입단 시 계약 조건을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대체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구단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블레이클리 본인이 최종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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