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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설적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선 선수 겸 감독을 맡아 주인공 팀과 맞서는 꽃미남 캐릭터가 등장한다.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다 직접 코트로 나서는 그의 모습은 농구 팬들에게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오리모가 '선수 겸 사장'이 된 것은 7년 전인 2011년. 레라 홋카이도가 경영 악화로 JBL(B리그 전신)에서 퇴출 당했고, 팀 해체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몰렸다. 당시 주장이었던 오리모는 스스로 '주식회사 홋카이도 농구 클럽'이라는 운영회사를 만들어 선수단을 인수했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이중생활, 난관의 연속이었다. 훈련과 경영을 반복하는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살림살이는 좀처럼 펴질 않았다. 한 시즌을 마치면 우수한 선수를 다른 구단에 헐값에 내주는 '셀링 클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메인스폰서사 대표에게 2억4000만엔(약 24억원)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 레방카는 어려움 속에서도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B리그 참가 규정을 지키면서 지난 2016년부터 B1 동부지구에서 활약 중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