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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뭘 보고 판단하나?"
프로 무대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 선수들을 평가할 수 있는 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농구연맹은 최근 7월 8일부터 17일까지 개최키로 했던 '제36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를 취소했다. 당초 상주시농구협회, 상주시 등과 협의해 철저한 방역 대책과 무관중으로 대회를 추진하려 했지만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 확산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전격 취소를 결정했다.
이 대회에 앞서 매년 3월부터 시작해왔던 U-리그도 잠정 연기된 상태다. 대학농구연맹은 앞으로 추이를 보면서 중단된 U-리그를 단축 운영하는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워낙 예측하기 힘들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선수들에겐 각종 대학농구 대회가 '모의고사'인 셈이다.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은 이들 대회를 찾아다니면서 평가하고 팀 색깔에 맞는 인재를 발굴한다.
선수 개인의 실력에 따라 랭킹이 매겨지는 개인종목과 달리 농구나 축구같은 단체종목은 실전 경기를 관찰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숨기고 싶은 어떤 부상이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대학농구에서도 주변에서 인정하는 상위급 선수가 매년 5명 안팎으로 윤곽이 나오지만 4학년에 올라와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도 많다. 4학년이 되면 '취업'을 위해 출전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능력을 발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으로 뽑히지 않았는데도 프로에 들어와서 만개하는 선수도 많다.
한데 코로나19로 인해 아무 대회도 열리지 않으면서 보여주고, 볼 게 없어졌다. 구단들은 매년 신인 선수는 뽑아야 하는데 뭘 보고, 어떤 기준으로 옥석을 가려야 할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궁여지책으로 대학팀 훈련장이나 자체 연습경기를 찾아다니지만 장-단점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선수 입장에서 자신의 단점을 가리고 싶어하지 않겠느냐. 그런 걸 가려내려면 정기적으로 열리는 경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농구연맹 관계자는 "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들로부터 대학 대회가 언제 재개될지 등을 묻는 문의가 자주 들어온다.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상황이라 손도 쓰지 못하고 걱정만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맹은 매년 대학리그가 끝난 뒤 10, 11월에 개최했던 한국농구연맹(KBL) 신인 드래프트를 최악의 경우 내년으로 연기하는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선수와 학부모의 걱정도 태산이다. 신인 드래프트 '취업률'이 여전히 '바늘구멍'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드래프트 지명률은 53.7%(41명 중 22명)이었다. 2018년 45.6%(46명 중 21명)에 비해 나아진 듯 하지만 드래트프 지원자가 역대 최다였던 점과 비교하면 딱히 호전된 수치도 아니다. 2017년 61.3%(44명 중 27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각 프로구단의 모기업 경영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구단 재정도 빠듯해질 전망이다.
학부모 A씨는 "대회가 취소돼 평가할 게 없으니 신인 발굴에 대한 구단의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난도 가중되고 있는 마당에 선수들의 취업문이 더 좁아질까 두렵다"라고 걱정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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