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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부산 KT가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즌 개막전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하지만 컵대회와 정규시즌 경기는 하늘과 땅 차이. 그리고 오리온 입장에서는 매우 불리한 경기였다. 리그 최장신(2m13) 외국인 센터 제프 위디가 발목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아예 빠지고 만 것이다. 치명타가 될 수 있었지만 오리온은 나머지 선수들의 조직적 수비로 KT의 골밑 공세를 막아냈다. 다른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의 활약도 좋았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접전을 만들었다.
양팀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하게 진행됐다. 1쿼터 26-24로 KT가 앞서나갔다. KT는 주전들이 고른 득점을 했고, 오리온은 로슨이 혼자 8득점을 했다. 2쿼터에는 양팀이 약속이나 한 듯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며 저득점 쿼터를 만들었다. 그래도 접전은 접전이었다. 전반 종료 후 39-38 KT의 1점차 리드.
KT는 4쿼터 지난 시즌 MVP 허 훈을 투입했지만 믿었던 허 훈이 연속 실책을 범하고, 김영환의 U파울까지 나오며 점수차가 11점까지 벌어졌다. KT는 마지막 승부수로 골밑보다 외곽을 선택해 데릭슨을 투입했다. 여기서부터 데릭슨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혼자 공격을 거의 전담하다시피하며 연속 득점을 했다. NBA 출신은 클래스가 다?Y는 걸 확실히 보여줬다. 4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12점을 몰아쳤다. 그렇게 데릭슨의 활약으로 KT가 승리를 따내는 듯 했다. 경기 종료를 8초 남기고 78-76으로 앞섰고, 공격권까지 가졌다.
하지만 KT는 작전 시간 후 재개된 경기에서 또 다시 허무한 패스 실책을 저지르며 오리온에게 공격권을 넘겨줬다. 오리온은 작전 시간을 통해 완벽한 패턴 플레이를 실행하며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개막전부터 연장행.
연장 승부도 극적이었다. 죽다 살아난 오리온이 로슨의 맹활약을 앞세워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연장 종료 직전 터진 데릭슨의 극적인 동점 3점포에 경기는 2차 연장으로 전개됐다.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손에 땀을 쥐는 접전. 마지막 웃은 건 KT였다. 오리온이 종료 2분 전 허일영의 천금같은 3점포로 5점을 앞서나가며 이기는 듯 했지만, KT 김종범의 벼락같은 3점슛이 터지며 다시 불꽃이 튀었다. 이어 허 훈의 뱅크슛과 양홍석의 역전 결승 레이업슛이 터지며 KT가 극적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오리온은 종료 3.1초 전 이승현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다시 동점.
KT가 마지막 작전타임을 사용했다. 상대의 약한 골밑을 노려 이그부누를 투입했지만, 그의 골밑슛이 림을 돌아나오며 3차 연장으로 돌입했다. 3차 연장도 양팀은 득점을 주고 받으며 맞섰다. 경기 종료 27.4초 전 이대성이 허 훈의 레이업슛을 블록슛 해냈다. 그리고 공격권까지 따냈다.
이대성은 마지막 공격에서 이승현에게 공을 투입했고, 이승현이 공격 시간이 끝나기 직전 그림같은 페이드어웨이슛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KT는 작전 시간을 통해 2.3초 남은 시간 마지막 공격을 노렸다. 데릭슨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던진 마지막 3점슛이 림을 갈랐다. 드라마같은 승부의 마지막 결말이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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