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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시즌은 긴 호흡이다. 어떤 팀이든 완벽할 순 없다. 세상의 이치 처럼 '업'이 있으면 '다운'이 있다. 한 시즌을 치르려면 2~3차례 위기는 분명히 온다.
이번에는 안방이었다. 그것도 상대는 '만년 2위'의 설움을 안긴 '현대가'의 또 다른 축이자 '영원한 라이벌' 전북이었다. 울산은 2019년부터 3시즌 연속 전북에 시즌 막판 덜미를 잡혀 '2등'에 머물렀다. 프로의 세계에선 2위는 기억되지 않는다. 전북에는 '우승 DNA'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달린 반면 울산에는 '어쩔 수 없는 2등'이라는 꼬리표가 과거를 얘기할 뿐이다.
울산은 전술적으로도 미진했다. 중앙 미드필더에 고명진과 박용우를 함께 세우며 공수 연결에 '정체 현상'을 초래했고, 공격 패턴 또한 단조로웠다. 수비의 핵인 김영권의 '초심'도 사라졌다. 그는 울산에 둥지를 튼 후 "울산이 계속 준우승을 했다지만 그때는 내가 여기에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치명적인 실수를 하며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물론 전북전도 38경기 중 승점 3점짜리 한 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울산은 지금이 시즌의 분수령이다. 여전히 1위(승점 36)를 유지하고 있지만 2위 제주(승점 29), 3위 전북(승점 28)과의 승점차는 7~8점으로 줄어들었다. 여유는 있지만 만에 하나 '다운'이 길어져 연패로 이어질 경우 격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홍 감독은 전북전 후 "어떻게 보면 자만에 빠져 있었다"며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또 "중요한 메시지를 준 경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K리그1은 8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브레이크 전까지 쉼표가 없다. 매듭이 꼬여버리면 풀 시간도 많지 않다. 전북전 패배를 시즌 2패째로 치부하기에는 '체감 온도'가 다르다. 2005년 이후 17년 만의 K리그 정상을 노리는 울산은 축구화 끈을 다시 질끈 묶어야 할 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