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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도대체 언제 이길꺼야?"
4강 2차전. 이정현은 완벽했다. 승부처 맹활약을 펼쳤다. 32점을 폭발시켰고, 3쿼터는 코트를 완전히 장악했다. 무려 17점을 몰아넣으면서 캐롯의 대역전을 이끌었다.
6강 플레이오프 현대모비스와의 시리즈에서 맹활약했던 이정현은 4강에서는 쉽지 않은 경기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였다.
반면, 캐롯은 이정현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전성현도 돌발성 난청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황이다. 팀 내외적으로 이정현에 대한 부담감은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정현은 또 다시 극복해 냈다. 그는 "감독님이 항상 말하는 승부처에 대한 대처가 이제 무슨 의미인 지 알 것 같다"며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할 순 없지만, 성장한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또 "감독님과 (전)성현이 형이 계속 '도대체 (변준형은) 언제 이길꺼냐'고 얘기하셨는데, 나도 성현이 형에게 '집중하지 못하면 뒷통수를 때려달라'고 했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그는 "아직 모든 면에서 (변준형에 비해) 부족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이기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스스로 라이벌로 최면을 걸면서 경기를 하고 있고, 이기려고 덤비는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2차전, 그는 경기를 지배했다. 즉, KGC 가드진을 압도했다.
디드릭 로슨 역시 "김승기 감독이 멤피스로 나를 찾아왔을 때, 팀에 전성현 이정현 등 좋은 선수들이 있다고 얘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는 언제 어디서난 슈팅, 드라이브 인을 할 수 있다. KBL 역대 최고 포인트가드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며 "2대2 공격에서 패스 타이밍만 좀 더 가다듬으면 충분히 대성할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아직 성장할 부분이 더욱 많은 이정현이다. 2차전 이후 4강 시리즈가 어떻게 흘러갈 지는 알 수 없다.
단, 하나 이정현은 완벽하게 '언더독' 캐롯의 변수가 됐다. KGC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강력한 변수'로 등장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