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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오늘의 원샷-원킬 이었다."
SK의 1번 외국인 선수는 누가 뭐래도 자밀 워니다. 윌리엄스는 주로 벤치에 대기하다 워니의 체력을 세이브하는 용도로 투입된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워낙 반전이 많이 벌어진 타이트한 경기였고, 워니의 경기력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LG의 맞춤 수비 때문에 한때 막히기도 했지만, 워니는 힘으로 이겨냈다.
전희철 감독은 "수비 형태는 달라진 게 없는데, 좀더 빠르고 깊숙하게 들어왔다. 워니에게 이걸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나중에는 자기가 힘으로 (수비를) 부수고 나가더라"고 말했다. 그 정도로 워니는 맹활약했다. 39분47초를 뛰며 40득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이건 '영웅 탄생'의 신호탄이었다. 윌리엄스는 13초 동안 1000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자유투 1구를 성공한 김준일의 2구째가 실패하자 훌쩍 뛰어올라 수비 리바운드를 따냈다. 곧바로 김선형에게 패스. 김선형은 침착하게 드리블을 치고 올라가 시간을 쟀다. 그리고는 2초를 남기고 LG 골밑을 파고들어 장기인 플로터를 시도했다. 하지만 슛이 짧았다. 공은 림에 맞고 튀었다. LG가 리바운드를 잡으면 그대로 경기는 끝난다.
그 순간, 윌리엄스가 점프하며 팔을 뻗었다. 완벽하게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다시 솟구쳐 올라 골밑 슛을 시도했다. 골은 0.6초를 남기고 림을 통과했다. SK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전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그런 순간에 마치 슬로비디오처럼 선수 한 명만 보일 때가 있다. 김선형의 플로터는 짧았다. 그때 윌리엄스가 보였다. '저거 끝내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윌리엄스의 13초 활약은 SK를 챔피언결정전 9부 능선으로 이끈 결정타였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 1, 2차전 승리팀은 100%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13초 히어로'가 된 윌리엄스는 "중요한 경기 마지막에 뛸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코트에 들어갔을 때 느낌은 매우 좋았다. 김선형이나 워니처럼 팀에 도움이 되는 많은 선수들이 있는데 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서 기쁘다"라면서 "리바운드에는 자신이 있었다. 김선형의 슛이 안들어갈 것 같아서 리바운드 포지션을 잡은 게 도움이 됐다"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