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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아쉬움 뛰어넘은 목표 200%.'
안양 KGC의 정규리그 내내 선두 행진에 가려서 그렇지 LG의 질주도 매서웠다. SK와의 치열한 2위 경쟁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이며 9년 만의 '벚꽃농구' 해피엔딩을 창원 팬들에게 선사했다.
이런 성과를 거둔 데에는 구단은 '지도자 농사'를, 감독은 '선수 농사'를 잘 지은 결과였다. L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조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지도자 경험이 많지 않은 까닭에 '다루기 힘든' LG 선수단의 신임 사령탑으로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없지 않았다. 조 감독은 우려와 편견을 보란듯이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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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색깔'을 지우고 '팀 색깔'로 새로 단장하니 LG는 무섭고, 깐깐한 팀으로 변모했다. 팀 플레이에 집중하지 않으면 출전 보장은 없다는 원칙이 통하니 식스맨들도 신바람을 냈다. 정희재 등이 주전급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시작한 것도 이런 체질 개선 효과였다.
조 감독은 고지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밤새 전력분석 영상을 보고, 선수들보다 먼저 체육관에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감독이 먼저 움직이니 선수들이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구단 측도 "구단과 선수간 상하 소통이 잘 되는 지도자를 정말 오랜만에 영입해 성공한 것 같다"며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정규리그에서 찬란했지만 PO에서 분루를 삼키게 된 아쉬운 대목이 딱 한 가지 있다. 막판 '용병복'이 없었다. 정규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아셈 마레이가 불의의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일시 대체로 데려온 레지 페리가 기대 이하였다. 실력은 출중하지만 이기적인 플레이, 인성이 문제였다. LG가 4강 3차전에서 페리를 1쿼터 10분 밖에 기용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대신 출전한 단테 커닝햄은 9득점, 페리가 1득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1점차 패배가 더욱 아프다. "사이좋고, 성실한 마레이와 커닝햄 덕에 정규리그는 정말 행복했다"는 조 감독은 "다음 시즌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4강 탈락의 아쉬움을 대신했다. 팀 플레이 정신은 이미 안착됐고, 막판 잃었던 '용병복'을 되찾는다면 다음 시즌 LG의 '봄농구' 전망은 밝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