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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감동 캐롯의 스토리는 여기까지, 제2의 캐롯 사태가 나오지 않으려면.
팬들은 이런 캐롯 선수단의 투혼에 '감동 캐롯'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이미 구단 운영에 손을 뗀 무책임한 대우조선해양건설보다 나은 게 팬들이었다. 돈이 없어 밥도 제대로 못먹는 선수들을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도시락과 커피를 선물했다. 선수단은 고마운 마음에 떨어지지 않는 발을 한 번 더 떼려 애썼다.
이번 시즌 야심차게 KBL 무대에 발을 들였지만, 가입금도 제 때 못내고 선수들 월급도 밀리는 등 프로라고는 믿기 힘든 구단 운영으로 질타를 받았다. 네이밍 스폰서인 캐롯손해보험은 돈만 내고 자신들의 이미지가 깎인다며 시즌 중 일찌감치 손절을 해버렸다. 그래도 플레이오프 감동을 통해 캐롯이라는 이름이 많은 이들에게 '긍정의 힘'으로 알려졌다. 미안한 마음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인수가 돼더라도, 최대한 좋은 조건 속에 새 집을 찾아야 한다. 제2의 캐롯 사태가 나와서는 안된다. KBL 현실과 동떨어진 시나리오로 구단 운영을 하겠다는 곳보다는, 안정적으로 구단 지원을 할 수 있는 대기업이나 내실이 탄탄한 기업이 필요하다. 이번 캐롯 시스템처럼 여기서 돈 받고, 저기서 받고 하는 등 위험 요소가 많은 선택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경기가 좋지 않다. 안그래도 있는 프로팀들도 매각할 판에, 새롭게 창단할 기업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10개팀 유지에 집착했던 KBL이 대우조선해양건설에 너무 쉽게 문을 열어줬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KBL과 모든 농구인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하며, 신중해야 할 때다. 일단 선수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