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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또 다시 드라마를 써야죠. 좋은 훈련장 덕분에 더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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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9개월이 흘렀다. 지난 7월 14일에 개막한 2023 KWBL 휠체어농구리그는 이제 3라운드 후반만을 남겨둔 상태다. 팀별로는 3경기씩 남아 있다. 두 번째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코웨이는 또 다시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런 자신감의 근거도 확실하다. 지난 7월부터 코웨이 휠체어농구단이 안락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훈련 강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코웨이 블루휠스는 국내 6개의 휠체어농구 실업팀 중 지자체가 아닌 민간 기업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팀이다. 코웨이는 블루휠스 선수 전원을 직원으로 채용, 훈련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안정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휠체어농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로 신인 선수를 공개 모집, 양성하는 훈련 프로그램도 적극 지원해왔다. 장애인 스포츠 실업팀의 좋은 예를 만들고자 하는 코웨이의 큰 고민은 전용 훈련장 대관 문제였다. 코웨이는 기존 장애인체육관 시설인 정립회관에서 훈련을 진행해왔다. 그러다 보니 다른 장애인 스포츠 종목과 훈련 일정 등을 조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임찬규 단장을 필두로 한 코웨이 팀 관계자들은 대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쉽게 대안을 찾기가 어려웠다. 일단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춘 실내 농구 코트를 찾기가 어려웠다. 휠체어농구에 대한 편견도 큰 난관이었다. '바퀴 때문에 농구 코트가 상한다'는 말도 안되는 오해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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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렵게 연습코트들을 수소문하던 임 단장과 코웨이 휠체어농구단 앞에 지난 여름 '3명의 귀인'이 등장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새로운 농구메카'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스포라운드의 한정훈(44), 김수빈(41), 이창민(32), 공동 대표였다. 이들 3명의 스포라운드 대표진은 '농구의 저변 확대'와 '새로운 농구메카의 완성'이라는 목표로 의기투합했다. 프로농구 SK와 LG, KCC를 거친 엘리트 프로선수 출신 한 대표와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의 공식 유니폼 후원사인 스티즈를 운영하는 김 대표, 그리고 현재 3X3 농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 대표가 뭉쳐 지난 1월 남양주의 낡은 승마장을 개조해 정식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코트 2개면을 갖춘 실내농구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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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포라운드 측이 코웨이 농구단과 손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한 대표는 "대관을 고민하던 내게 바퀴 때문에 코트가 상한다는 식의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많았다. 프로 선수 출신으로서 이해가 안됐다. 거의 100㎏이나 나가는 프로 선수들이 전력질주하고 점프하는 곳인데, 고작 바퀴 때문에 상한다는 게 말이 되나. 일부러 나쁜 말을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그런 편견이 이상하고 싫었다. 실제로 보니 전혀 사실과 달랐다. 또한 훈련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휠체어 농구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며 "이젠 열정적인 휠체어농구의 팬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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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단장과 스포라운드 대표 3인의 '운명적인 만남' 덕분에 코웨이 휠체어농구단은 지난 7월 7일부터 남양주 스포라운드 체육관에서 본격적으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영무 감독은 "지금 온 신경을 리그 챔피언 2연패와 전국체전에 쏟고 있다. 결국은 춘천을 이겨야 한다. 1, 2차전은 전력으로 붙었지만 졌고, 3차전 때는 조절하면서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봤다. 체전과 챔프전 결승에서 이기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현재의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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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 단장은 "코웨이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스포라운드 측에서 쾌적한 훈련 환경 조성에 도움을 주셔서 선수단도 힘이 난다. 챔피언 타이틀 유지라는 목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장애인 스포츠에 관한 스포라운드 대표들의 이해와 포용력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우리가 이곳에서 훈련한 덕분에 또 우승한다면, 스포라운드가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모두 아우르는 진정한 '모두의 농구장', '농구메카'로서 더 널리 알려질 수 있을 것 같다.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