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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고양 소노는 '기로'에 서 있다.
소노는 이정현이 있다. 리그 최고 메인 볼 핸들러다. 대표팀 차세대 에이스다. 폭발적 득점력, 에이스 지배력을 가진 선수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게다가 김승기 전 감독의 전격 경질, 김태술 전 감독의 무기력한 지휘 능력이 겹쳤다.
아시아쿼터 케빈 켐바오도 정확한 잠재력이 측정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기복이 심했다. 불안한 팀 시스템 여파가 컸다.
공격 능력은 최상급이었다. 돌파 뿐만 아니라 슈팅 능력도 안정적. 단기전 수비 능력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내리기 쉽지 않지만, 탁월한 기량을 갖춘 선수임은 분명하다.
베테랑 가드 이재도가 있다. 이정현 이재도, 켐바오로 구성된 백코트진은 리그 최상급이다. 켐바오는 4번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소노는 그래서 외국인 1옵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빅3와 조화를 이룬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단숨에 우승팀을 위협하는 전력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조화가 부족하다면? 6강 다크호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소노 1옵션은 네이던 나이트다.
경기 스타일과 이력이 특이하다. 다음 시즌 소노 전력 평가에 더욱 혼란함을 가중시킨다.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올해 27세다. 미국 뉴욕주 시라큐스에서 태어났다. 2m3의 큰 키에 준수한 스피드를 지녔다. 정통 빅맨이지만, 최근 몸무게를 줄이면서 기동력을 높였다. 즉, 달릴 수 있는 빅맨이다.
2020년 NBA에 데뷔, 애틀랜타 호크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뛰었다. 유망주로 꼽혔지만, 팀내 입지는 너무나 불안했다. 결국 2021~2022시즌부터 G리그를 거쳐 지난 시즌 CBA(중국프로리그) 저장 라이온스로 이적했다.
미네소타 시절 저돌적 림 어택과 강력한 리바운드 참여, 그리고 준수한 스피드의 속공 능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저장 라이온스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했다. 3&D 역할에 그쳤고, 주로 코너에 위치해 받아먹는 3점슛을 많이 쐈다. 즉, 롤 플레이어에 그쳤다.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소노가 원하는 역할은 골밑 에이스다. 골밑에서 강력한 수비와 속공 참여, 그리고 2대2 스크리너로 강력한 득점을 원한다. 이 역할을 수행해야 기본적으로 이재도 이정현, 켐바오와 조화가 이뤄진다. 여기에 적절한 패스의 그래비티를 발휘하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저장 라이온스에서 하던 역할을 한다면, 포지션 중복이 심화된다. 1옵션은 커녕, 2옵션으로서도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
소노 손창환 감독은 올 시즌 첫 지휘봉을 잡았다. 풍부한 전력 분석, 코칭스태프 경험이 있지만, 감독으로서는 초보다.
손 감독은 이미 시즌 플랜의 큰 틀을 결정한 상태다. 빠른 트랜지션과 공격 포제션의 극대화를 통해 공격력이 뛰어난 이정현, 켐바오, 나이트의 조화를 꾀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국리그에서 나이트의 제한된 역할과 한계점에 대해 이미 파악하고 있다. 주변의 우려에 대해서도 알고 잇다. 단, 대학시절과 그리고 G리그에서 그를 지도했던 코칭스태프와 인터뷰를 했다. 나이트는 지난 시즌 중국리그에서 옵션을 많이 받지 못했다. 결국 역할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상황적 변수가 많이 작용했다. 그가 저돌적 리바운드 능력과 속공 능력을 지니고 있고, 팀 농구를 중시하고 성실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적절한 롤을 준다면, 그의 기량을 볼 때 우리 팀에 잘 맞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과연, 소노가 다음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까. 나이트 변수가 핵심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