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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국제대회로 격상한 여자 프로농구 퓨처스리그에서 결국 일본팀끼리의 우승을 다투게 됐다.
사실 대회 시작 전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WKBL 6개팀의 후보 선수들과 신예급 선수들이 나섰던 지난해까지의 퓨처스리그와 달리 올해부터는 일본 2개팀에다 몽골, 싱가포르 국가대표까지 총 4개국팀끼리 맞서는 국제대회가 됐기에, 중고참급 선수들을 출전시킨 팀도 꽤 있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가운데 아시아컵에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가 차출된데다, U19 대표팀마저 소집되면서 WKBL팀들은 가용 자원이 6~9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대회 중 부상 선수까지 나오면서 실제로 코트에 나선 선수는 더 적을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4강전에서도 삼성생명과 KB스타즈는 7명의 선수들을 활용하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도쿄 하네다와 일본대학선발은 모두 11명의 선수를 고르게 쓰면서, 한국 두 팀의 체력을 방전시키는 전략을 적절히 활용했다. 베스트 멤버가 맞서도 좀처럼 이기기 힘든 일본팀의 수준을 감안하면, '중과부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일본팀의 경우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빠른 스피드와 패스, 조직력까지 갖춘데다 경기에 대하는 진지한 마음가짐 역시 분명 인상적이었다. 일본대학선발의 경우 아직 아마추어 선수들인데다 정통 센터 없이 맞섰지만, 두터운 가드와 포워드진의 기량은 국내 프로팀 선수들을 뛰어넘을 정도였다.
도쿄 하네다 하기와라 미키코 감독과 일본대학선발 사토 토시노부 감독은 "일본 역시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과 비교해선 아직까지 인구가 많고 선수층이 넓은 편이다. 경쟁이 꽤 심하기에 실력 향상을 위한 자극이 되고, 절실함도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삼성생명 이미선 코치 역시 "국내의 경우 선수층이 줄어든게 결정적이다. 또 우리 때의 경우 운동이 기본적인 놀이였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수준차가 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직접 부딪혀 보고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울효과'라고 일본과의 경기를 통해 한국 농구만의 특징과 강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본 두 팀의 감독은 "일본은 온더볼 디펜스에 집중하는데, 한국팀은 볼이 없는 선수를 효과적으로 마크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또 후보 선수들이라고는 해도 하프코트 이전부터 공을 차단하려는 압박 수비의 완성도가 상당한 것 같다. 거침없는 공격 리바운드 참여 능력도 상당했다. 우리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WKBL은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다양한 국제대회와 정기적인 리그 경기 개최를 통해 국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다음달 말에는 일본과 스페인, 헝가리 팀들까지 참가해 기량을 겨루는 박신자컵을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