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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미래와 과거의 감동적인 공존.'
특히 카사데몬트 사라고사(스페인)는 2023 국왕컵 우승, 2023~2024시즌 리그 준우승을 했고, DVTK 훈테름(헝가리)은 2025 헝가리컵 우승, 2024~2025시즌 준우승의 명문팀이어서 국내 리그의 국제 경쟁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10주년 '박신자컵'이 여자농구계에 선사한 의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회 개막식에 앞서 성인 프로팀의 열전 못지 않게 시선을 사로잡은 이벤트가 따로 있었다. 한국 여자농구 미래들의 향연 '2025 WKBL 국제 유소녀 농구 챔피언십 WITH BNK금융'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유소녀 농구 국제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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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꿈나무들이 소중한 경기 경험을 하고 국제 친선을 다지는 '축제의 장'에 의의를 두었기 때문이다. U-12 준우승을 한 온양동신초의 김나희(6년)는 "며칠간 일본, 대만 선수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즐거웠다. 언어는 다르지만 영어로, 몸짓으로 소통하며 친해졌다"면서 "경기에서도 해외 선수들의 장점을 경험할 수 있었던 만큼 이런 대회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엄지를 들어보였다.
WKBL도 "단순한 경기의 장을 넘어 유소녀 선수들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류의 자리였다"라며 "이번 대회 성공 개최를 계기로 향후 참가국과 팀을 확대해 더 많은 국제무대를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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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래'의 향연으로 후끈 달아오른 '박신자컵' 10주년 개막 현장은 '과거'와의 만남으로 절정에 달했다. 대회 명칭의 주인공인 박신자 여사(84)가 2년 만에 방한, 개막식을 빛냈다. 그는 과거 한국 여자농구의 초대 전성기를 이끈 '리빙 레전드'다. "1950년 한국전쟁 때 피란온 곳이 부산이다. 그때 갈 곳 없던 우리 가족에 온정을 베풀어 준 은혜를 항상 기억하고 있다"는 박 여사는 이날 개막전 시투를 하고 방송 중계 깜짝 해설자로 참가해 현재와 미래의 후배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박 여사는 부산 방문 동안 '미래'들과의 깜짝 만남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소녀 챔피언십 환영만찬이 열렸던 지난 27일, 박 여사는 행사 소식을 듣고 예고없이 행사장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수백명의 꿈나무가 한자리에 모인 '장관'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박 여사는 "부산에 와서 농구인으로서 가장 기뻤던 일이다. 꿈나무 대회를 위해 애써주신 분들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아이들을 자라면 우리나라도 10년 뒤에는 뭔가 되겠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면서 "이번에 불씨를 보았다. 농구에 대한 관심을 이렇게 쏟아준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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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여사는 '현재'를 향한 따끔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작년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이 없다는 걸 알고 너무 화가 났다. 미디어에서 채찍질 많이 해 주시고, 선수들도 안주하지 말고 죽도록 연습할 각오를 다져야 한다"면서 "체격이나 힘은 1960년대 유럽 선수처럼 되었는데, 일본에도 밀리는 수준이면 연습이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WKBL 안덕수 사무총장은 "박 여사가 많은 가르침도 주셔서 10주년의 의미가 더욱 커졌다"면서 "올해 10주년을 맞아 프로축구와의 공동 프로모션, 굿즈 5종→10종으로 확대 등 즐길거리도 풍성해졌다. 안주하지 않고 박신자컵을 매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