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드디어, 그의 현역시절은 끝났다. 전설적 원클럽맨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함지훈은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현대모비스와 창원 LG전을 끝으로 정들었던 코트를 떠났다.
올해 41세인 그는 현대모비스에서 18시즌을 뛰었다. 그의 커리어는 KBL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서장훈 양동근과 필적할 만한 그는 5회 챔프전 우승의 주역이었고, 2009~2010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MVP를 동시 석권했다.
그는 18시즌 동안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 성실함과 천재성을 동시에 갖춘 그는 무던한 성격까지 갖췄다. 매 경기 최선을 다했고, 매 시즌 최선을 다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함지훈은 담담하게 인터뷰를 했다.
이날 특별 이벤트가 있었다. 함지, 함던컨 등 자신의 애칭과 별칭을 그대로 선수단이 상의 유니폼에 새기고 코트를 누볐다.
그는 "모든 별명이 다 마음에 들었다. 감동적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데뷔할 때 유니폼이었는데,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감격스러웠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입만'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워낙 대식가인 그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다. 그는 "그 별명도 마음에 들었다. 어린 친구들에게 많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의 표정은 후련해 보였다. 실제 그랬다. 함지훈은 "후련한 마음이 99%다. 우승도 많이 했고, 프로생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후회도 없고, 아쉬움도 없고, 후련하고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를 떨어졌지만, 많이 성장한 것에 만족한다. 여러가지 배우면서 서로가 끈끈해졌다"고 했다.
그는 "스피릿 때가 현역 생활 최고의 순간이었다. 가장 영광스러웠던 것 같다. 쉽지 않은 기록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만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그동안 많은 선수들을 상대했는데, 하승진 오세근 뿐만 아니라 신인일 때 김준일 이승현은 맞대결에서 항상 버거웠다. 젊은 친구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올라왔을 때 맞대결하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10순위로 지명됐다. 당시 함지훈 드래프티는 황금세대였다. 김태술 이동준 양희종 김영환 등 프로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그는 "당시 어린 마음에 자신은 있었다. 프로생활을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유재학 감독님과 훈련을 하면서 자신감이 배가됐다"고 했다.
그는 은퇴 투어를 했다. 함지훈은 모든 것에 감사했다. "프로생활 참 잘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대화를 나눠지 못한 후배들이 수고하셨다고 인사를 하는데, 매우 감격스러웠다. 그래서 축하해주는 다른 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어린 친구들이 달려와서 인사를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현역 이후 제2의 인생이 궁금하다. 그는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양동근 감독과 구본근 사무국장과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코치 제의는) 불러만 주시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은퇴 공식 기자회견 마지막은 유쾌하게 끝났다.
함지훈은 '이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묻자 "여행을 가고 싶다. 혼자"라고 했다. '유부남'으로 과감한 발언이다. 그는 "주인님(아내)께서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론 가족들이랑 같이 가고 싶다. 하지만, 물어보신 것은 가장이라는 말이 붙어서 굳이 그렇게 말했다"고 웃었다.
그의 별명 중 '함버퍼링'이 있다. 인터뷰 울렁증 때문이다. 그는 "기자분들에게 그동안 죄송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말주변도 없고 해서 질문을 했을 때 단답형으로 당혹해 하셨을 텐데, 18시즌동안 고쳐지지도 않았다. 이제 떠나니까 기자분들께서 한시름 놓으실 거라 생각한다.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항상 글 잘 써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