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안양 정관장이 복수전에 성공하며 4강전을 접전 양상으로 몰고갔다.
정관장은 26일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벌어진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 부산 KCC와의 홈경기서 막판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91대8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 패배 후 1승을 거둔 정관장은 28일 부산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100%의 확률을 또 잡겠다'는 KCC, '꺼져가는 불씨 살린다'는 정관장의 외나무 대결이었다. 6강 PO에서 1, 2차전 승리로 4강 진출 확률 100% 법칙을 만끽했던 KCC는 이날 '4강 PO서도 1, 2차전 승리 팀이 100%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는 역대 통계에 근접하고 싶었다.
반면 정관장은 4강 1차전 패배 후 2차전 승리 시, 챔프전 진출률이 47.8%밖에 안되지만 홈에서 연패를 당한 채 부산 원정을 갈 수는 없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이 "홈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더 강한 투쟁심을 발휘하자 당부했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1차전 완패(75대91)를 복수하기 위해 비책도 준비했다는 유 감독은 허슬 수비 베테랑 김영현을 베스트 멤버로 기용한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김영현은 (오른쪽)어깨 부상이 심하지만 진통제를 맞으며 PO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로 출전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PO 와서 얌전하게 농구하던데, 전투적인 김영현이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1차전 때 1쿼터처럼 30점 이상 실점하는 일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초반 수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유 감독의 설명이었다.
이에 맞서는 이상민 KCC 감독은 2년 전 정규 5위에서 챔피언에 등극한 '신화'를 떠올리며 "우리 선수들은 큰 경기에 강한 경험을 갖고 있다. 주축들의 몸 상태는 2년 전에 비해 좋을 게 없지만 승리를 위해 집중하는 분위기는 2년 전과 다를 바 없다"라며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KCC의 저력을 기대했다.
더구나 전날 벌어진 옆동네 4강 2차전에서 고양 소노가 정규 1위 창원 LG를 85대76으로 격파하고 2연승, 100% 확률에 먼저 도달했다. 올시즌 소노와 함께 '업셋 시리즈'를 합작하고 있는 KCC로서는 소노의 선례가 자극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먼저 분위기를 탄 쪽은 궁지에 몰린 정관장이었다. 1쿼터부터 유 감독의 바람이 들어맞았다. 2점 차(15-17)로 뒤지기는 했지만 강력한 수비를 앞세워 정규리그 공격력 1위 KCC를 저득점으로 막는데 성공했다.
2쿼터 KCC에 악재가 겹쳤다. 1쿼터에서 양 팀 최다 득점(6점)을 했던 허훈이 쿼터 초반 연속 턴오버를 했다. 하필 공을 가로챈 이는 역습에 빠른 박지훈이었고, 정관장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KCC는 스스로 찬물을 끼얹은 셈이었고, 분위기를 탄 정관장은 2쿼터 2분여 동안 4실점에 그친 대신 12점을 쓸어담으며 27-21로 앞서나갔다.
쿼터 종료 6분49초 전, KCC는 애매한 판정 악재도 만났다. 송교창이 한승희의 골밑슛을 블록하는 과정에서 송교창의 수비자파울이 불렸고, KCC의 코치챌린지였다. 하지만 TV 중계 화면의 재생 영상에서는 송교창의 파울을 인정할 만한 장면이 없었지만 심판은 원심을 유지했다. 평정심을 잃은 KCC는 이후 더 많은 점수 차로 벌어졌고, 쿼터 막판 추격 끝에 간신히 35-45로 마치면서 급한 불을 껐다.
1쿼터부터 강하게 충돌한 두 팀은 3쿼터 들어 한층 달아올랐다, 쿼터 초반 박지훈 변준형이 외곽포로 격차를 다시 벌렸다. 그러자 KCC는 전반까지 침묵하던 허웅-허훈 형제의 외곽포가 본격 터지면서 다시 따라붙었다. 한때 19점 차까지 밀렸던 KCC는 3쿼터를 60-72까지 추격한 것에 한숨 돌렸다.
하지만 KCC의 항전은 여기까지였다. 이미 분위기를 탄 정관장은 좀처럼 추격할 틈을 주지 않았다. KCC가 반격하려고 하면 정관장 특유의 수비가 더 강했다. 경기 종료 1분9초 전, 귀중한 리바운드 이후 한승희의 골밑슛으로 스코어보드에 87-76이 찍혔을 때, 이미 안양 체육관은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안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