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울링'의 유하 감독이 산문집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 1995년 출간된 첫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의 개정증보판으로, 시의성이 강한 당대 대중문화 비평글을 일부 들어내고, 그 사이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했던 글들을 새롭게 추가해 구성했다.
유하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쌍화점'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으로 대중들에게 좀더 친숙하지만, 198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후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세상의 모든 저녁'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등 여러 편의 시집을 출간한 1990년대 대표 시인이기도 하다.
유하는 이 책의 서문에서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난 제대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시를 쓸 것이며, 제대로 시를 쓰기 위해 영화를 만들 것이다"라고 했던 첫 다짐을 인용하며 "지난 10년 동안은 글을 쓰지 못하고 영화만을 만들면서 살아왔다. 제대로 시를 쓰기 위해 영화를 만들 거라는 바람이 이제 조금은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한 편의 시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은 아직 내 안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말처럼 책에는 영화감독이자 시인으로서 살아온 유하의 흔적과 생각을 더듬어볼 수 있는 글들이 가득하다. 시네키드이자 키치 중독자로서 동시상영관과 세운상가를 누비던 유년 시절의 추억, 1990년대에 시인이자 갓 데뷔한 영화감독으로서 써내려간 대중문화에 관한 단상, 영화작품에 대한 단평, 유하의 일상과 문학에 대한 관심 등을 글의 주제로 삼았다. 그의 현재를 비추어주는 거울로서의 추억에 대한 기록인 셈이다. 유하 또한 초판 서문을 통해 "추억한다는 건 현재를 흘러가는 자신의 마음을 계속해서 새롭게 읽어내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라고 개정판 제목을 새롭게 지은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유하 지음 / 문학동네 / 1만2000원)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