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근원으로 낙인찍힌 게임을 '마녀사냥'의 대상이 아닌 거스를 수 없는 청소년 놀이문화의 하나로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첫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최태영 교수(대구카톨릭대병원 정신과학교실)는 '일진', '왕따' 등 학교폭력은 이미 20년전에도 있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학교폭력은 사회-문화적 현상과 사회적 맥락, 개인특성의 차이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게임 하나만으로 보면 안된다"며 "폭력과 게임의 연관성에 관한 기존 연구는 방법론적, 통계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18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것을 금지한 캘리포니아 주법을 위헌 결정 내렸던 사례를 소개한 박종현 교수(국민대 법학과)는 "게임과 폭력에 대한 상관 관계는 분명 있지만, 이를 게임을 폭력의 원인으로 꼽는 인과 관계로 설명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온갖 잠재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폭력성을 담고 있는 다른 매체는 규제하지 않으며 게임만을 규제한 것은 과소포함적이고 평등권을 위배했다고 이 사례는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며 셧다운제, 쿨링오프제 등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는 정부의 과잉규제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주제발표 후 토론에 참가한 황승흠 교수(국민대)는 "15년전 만화를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삼았는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만화산업만 붕괴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말했고, 박형준 교수(성신여대)는 "기성세대의 게임문화에 대한 몰이해가 감정적인 반감을 가져온 것"이라며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근본적인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는 자기 반성을 해야하지, 게임에 대한 '마녀사냥'을 하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새누리당 원희룡 국회의원도 "공교육의 붕괴와 폭력이 숭상되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자 국가의 방치로 인해 학교폭력이 발생했음에도, 대표적인 놀이문화이자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된 게임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을 비판했다. 또 "실효성이 전혀 없고 구색맞추기식의 규제가 아닌 종합적인 처방책이 필요하다. 게임사들만 '곤장'을 때려서는 미래 발전의 싹을 잘라내는 최악의 결과를 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