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은표 "훤의 사랑 빼앗은 운검에게 질투심이 생기네요. 하하"

기사입력 2012-03-06 16:15


정은표는 MBC '해를 품은 달'의 상선내관 형선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요새 정은표는 귀여운 애칭으로 불린다. 일본에서 친근하게 사람을 부를 때 쓰는 단어 '짱'을 재미있게 활용한 신조어 '쨔응'을 네티즌들이 MBC '해를 품은 달'의 상선내관 형선에게 붙여줬다. 그래서 '형선 쨔응'. 이훤 김수현만 바라본다고 해서 '훤 바라기'라고도 한다. 훤이 "돌아서 있으라"고 소리지르면 입을 삐죽이며 귀엽게 종종걸음을 치다가도, 의금부에 압송된 월에게 달려가려는 훤을 가로막으며 따가운 직언도 서슴지 않는 충신 중의 충신이다.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명품연기는 기존의 내관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른 인물형을 그려보려 했던 그의 고민과 30년 연기내공의 합작품이다.

"촬영장만 다니니까 실감이 안 나요." '국민 귀요미'가 된 형선의 인기에 대해 물으니 정은표는 쑥스러운 듯 껄껄 웃으며 두 명의 훤, 여진구와 김수현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모두 상대역을 잘 만난 덕이죠. 수현이와는 눈빛만 부딪혀도 감정에 몰입이 돼요. 주고받는 에너지에 따라 연기가 달라지는데 진구, 수현이와 교감하는 게 무척 좋아요. 그래선지 연기하기가 편해요. 후배라기보다는 좋은 동료 같아요. 둘 다 심성도 어찌나 착한지. 분명히 좋은 배우로 성장할 겁니다."

두 훤을 얘기하는 정은표의 목소리가 한없이 푸근하다. 극 중 형선이 훤에게 아버지이자 형이자 친구인 것처럼, 실제로도 그럴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김도훈 PD는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 나오는 '아빠' 정은표의 모습에서 형선 캐릭터를 발견하고 그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형선과 정은표의 싱크로율은 시작부터 100%였던 거다. 정은표도 "처음에 대본을 받고 역할이 너무 커서 놀랐다"면서도 "배우로서 이렇게 잘 맞는 역할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고 했다.

세자 시절 훤은 형선과 '단짝'이었다. 그런데 왕이 되더니 어느새 운검만 찾고 있다. 형선 입장에서 조금은 서운할 듯하다. "운에게 묘한 질투를 느낍니다. 제가 훤의 사랑을 독차지 했었는데 말이죠. 훤이 '운아'라고 송재림을 부를 땐 저 얘기를 내가 들어야 하는 건데 싶고요. '형선아'라고 불려본지가 언젠지…. (웃음)" 운을 경계하는 척하지만 이내 "운검 송재림은 연기하는 자세가 굉장히 진지하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칭찬을 늘어놓는다.

정은표, 김수현, 송재림은 현장에서도 '악동 3인방'이다. 극 중에서 같이 나오는 장면이 많다보니 특별히 더 친해졌다. "요즘 김수현, 송재림과 연기하고 수다떠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스태프들이 저희를 질투할 정도죠.(웃음)"

'붕어빵'을 통해 유명해진 아들 지웅군과 하은양은 '해품달'에 나오는 아빠 모습을 어떻게 봤을까? 애교만점 하은이는 "아빠가 제일 멋있다"고 말해주지만, 지웅이는 별 다수롭지 않다는 듯 '시크한' 태도란다. 자신들이 TV에 나올 때도 마찬가지 반응이라고. "아이들이 TV 출연을 덤덤히 받아들이도록 옆에서 저희 부부가 많이 가르쳐요. 한번은 지웅이가 김수현 사인 26장을 해달라고 하길래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라고 다독였더니 잘 이해하더라고요. '붕어빵'에 못 나가는 것도 서운해할 줄 알았는데 크게 신경쓰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지웅이가 영재판정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교육철학이 밑바탕이 된 듯하다.

지금 정은표는 가족의 행복, 작품의 인기, 대중의 사랑까지 모두 가졌다. 그러나 연극 무대에서 시작한 여느 배우들처럼 그도 힘든 시기를 경험했다. 1995년 28살 어린 나이에 동아연극상을 받을 만큼 일찌감치 배우로서 인정받았음에도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는 "출연료 받아 빚을 갚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생활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더라"고 했다. 결국 배우의 꿈을 지키기 위해 TV와 영화로 넘어왔다. "늘 무대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어요. 아내도 연극하다가 배우와 팬으로 만났고요. '해품달'을 통해 더 알려졌지만, 욕심내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의 주어진 것들에 만족하고 정말 행복합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정은표의 감초연기가 MBC '해를 품은 달'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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