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한국영화가 암초를 만났다. 지난 11일 개봉한 '배틀쉽'은 7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월 19일 이후 83일 동안 이어져 오던 한국영화의 1위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더 큰 문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영화가 블록버스터의 공습을 견뎌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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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쉽', 평점은 낮은데….
하지만 한국영화의 입장에선 자존심 상하는 부분이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이 영화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6~7점대에 불과하다. 흥행 돌풍을 일으킬 만한 수준은 아니다. "볼거리는 가득하지만,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평이 많다. 1~3월의 극장가 흥행을 주도해온 한국영화로선 "그동안 볼 영화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영화를 본 것 아니냐"는 오명을 쓸 수도 있는 상황. '배틀쉽'의 1위 행진을 예사로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5월부터 영화계는 본격 성수기에 접어들기 시작한다. 지난해 3월엔 840만 3976명, 4월엔 751만 8856명이 극장을 찾았다. 하지만 5월엔 1386만 4333명, 6월엔 1269만 8915명, 7월엔 1833만 3648명이 영화를 봤다. 한국영화의 한해 농사는 성수기 관객 동원에서 성패가 갈린다. 반격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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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이 몰려온다
그야말로 막강 진용이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웅들이 잇따라 영화를 통해 얼굴을 비춘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어벤져스'엔 미국을 대표하는 만화 출판사인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이 무더기로 등장한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이 주인공이다.
이어 5월 24일엔 '맨인블랙3'가 개봉한다. 외계인에 맞서는 일급 국가 비밀 조직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SF물이다.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톱스타 윌스미스는 영화 개봉에 맞춰 한국을 방문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6월엔 국내 톱배우인 이병헌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지아이조2'가 개봉한다. 지난 2009년 개봉한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은 266만 5874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또 7월엔 스파이더맨 시리즈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베트맨 시리즈인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개봉한다. 특히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 호흡을 맞추는 베트맨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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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4월 26일), '코리아'(5월 3일), '돈의 맛'(5월 24일), '후궁: 제왕의 첩'(6월 6일) 등이 4~6월 개봉하는 한국영화다. 탁구 남북 단일팀의 이야기를 담은 '코리아'를 제외하면 주연 배우들이 높은 수위의 노출에 도전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들 영화는 개봉 전부터 파격적인 스토리와 노출 수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승부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11일 개봉한 '간기남'이 기대 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 주연 배우 박시연의 과감한 노출로 주목을 받았던 이 영화는 지난 16일까지 43만 4591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날 개봉해 126만 2137명을 동원한 '배틀쉽'의 벽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한국영화가 넋 놓고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올해 초 한국영화는 적은 비용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2009년 이후 수익률에서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는 등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며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를 갖춘 한국영화가 선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7월부턴 '도둑들'을 시작으로 '타워', '비상: 태양 가까이' 등 한국산 블록버스터가 연이어 개봉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진검승부'가 멀지 않았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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