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3D', 인기 비결은 3D가 아니라 스토리의 힘

최종수정 2012-05-17 08:14

지난 1998년 개봉했던 영화 '타이타닉'이 지난 5일 3D로 재개봉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3D로 재개봉한 '타이타닉'(1998)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5일 개봉한 후 일일 박스오피스 10위권의 순위를 유지했다. 개봉 전부터 3D 변환 과정을 거친 '타이타닉'이 얼마나 바뀐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가 뜨거웠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나섰다. 5년의 제작기간을 거쳤고 2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300명의 전문가들이 1인당 75만 시간 이상의 작업을 해야 했다. 한 장면을 3D로 복원하는데만 2주~3주의 시간이 걸렸다. 작업 당시 제임스 카메론은 "내가 3D 변환 작업을 하게 된다면 그것이 표준이 될 수 있는 만큼 3D로 촬영한 것과 같은 수준이 되길 원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 측과 함께 각 분야별 타이타닉 전문가 8인을 모아 특별 조사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수 백 시간의 수중 탐사 영상과 역사적 기록, 생존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타이타닉의 선체가 어떻게 두 동강이 났고, 어떤 모습으로 4000m까지 가라앉았는지 등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다. 그만큼 기술적인 부분에 온신경을 기울였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제임스 카메론이 이처럼 공을 들인 3D 기술이 재개봉한 영화의 흥행에 미친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는 점이다.

개봉 초기 3D로 변환된 '타이타닉'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극장을 찾은 관객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관객들을 감동하게 만든 것은 결국 이 영화의 스토리였다. 오히려 3D 기술은 근래에 제작된 3D영화들에 비해 어딘지 부족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타이타닉'이 '아바타'와 같이 스펙터클한 볼거리나 액션이 풍부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도 한 몫을 했다. '타이타닉'은 극 중 인물들의 드라마가 중심이 되는 영화다.

관객들은 14년전 그랬던 것처럼 잭 도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로즈(케이트 윈슬렛)의 러브스토리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 2월 열린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성영화 '아티스트'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의상상 등을 휩쓸며 5관왕에 올랐던 것도 같은 이치다.


'아티스트'는 유성영화의 등장이라는 변화의 바람을 맞은 1920년대 말 할리우드를 무대로, 무성영화계 최고의 스타였던 남자와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신인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다. 화려한 볼거리나 최첨담의 기술이 아닌, 스토리만으로 큰 감동을 안겼다. 이 영화를 통해 프랑스 출신 배우 장 뒤자르댕이 할리우드 톱스타인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를 제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명작 '타이타닉'이 3D 기술에 의해 재탄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3D 기술보다 진정성 담긴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 됐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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