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청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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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품격'은 김은숙표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엔 잘나가는 전문직 종사자로, 크게 돈 걱정하지 않고 화려한 삶을 영위하는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저마다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겉은 호화스럽지만 내면은 그렇지 못하다. 여기에 가슴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김은숙표 대사와 중년의 사랑을 그려 전보다 훨씬 과감해진 주인공들의 스킨십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TV 드라마에서 이처럼 발칙한 상상력을 동원한 농밀한 연애담은 일찍이 보기 힘들었다.
'신사의 품격'이 작가의 전작인 '시크릿 가든'과 같은 독특한 소재를 가미하지 않고도 일단 시청률에서 빛을 보는 이유는 바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비주얼과 대사 등을 통해 전해지는 아기자기한 재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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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사의 품격'은 드라마의 품격까지 높이는 데는 실패했다. '신사의 품격'은 16일 방송에서 남자주인공 김도진(장동건)이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동안 김도진이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온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적어도 드라마투르기상 뜬금 없는 설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를 본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드라마 발전에 해가 되는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 빤한 스토리를 이어가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판타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설정이었다고 하더라도 '김은숙 작가라 더 실망이다'는 반응이다.
영화 '친구' '약속' 등의 명장면을 패러디하는 것마저도 이제는 식상함을 안기고 있다. 드라마는 그저 재미로 봐야 한다는 지적에도 도가 지나치면 그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얄팍한 수단으로 느껴질 만 하다.
소시민과 거대 권력간의 대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추적자 THE CHASER'와 사이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유령', 가부장적 관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심금을 울리고 있는 지금. '신사의 품격'의 가벼움을 시청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받아들일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