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와이어>는 <오션스 일레븐> 외에도 꽤 수두룩한 흥행작을 보유하고 있는 걸로 기억되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본격 여자 주인공 원톱 액션 영화다. 서두가 'Miss Bourne이 되고 싶었던'이니 아마 하고 싶은 말들은 이미 캐치하셨을 수도. 맬로리 케인(지나 카라노)이 분명 간디작살 액션 여전사였던 건 맞지만, 아쉽게도 <헤이와이어>는 <본 시리즈> 보다는 <솔트>에 가깝다. 아마 <본 시리즈>의 여자 버전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분명 <본 시리즈>가 얼마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잘 뽑힌 영화였는지 다시 체감하게 될지도(..) 내가 딱 그랬으니 말이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본 시리즈>의 스멜이 나는 <헤이와이어>의 이야기 구조는 꽤 간결하다. 주인공은 열심히 조직을 위해 일해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본인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 없이 불미스러운 사고에 휘말리게 되고, 누가 왜 자신을 이렇게 궁지에 몰아넣는지 그 배후를 밝혀 나가는 식. 국가 기관이 아닌 일종의 민영 기업에서 일하던 주인공 맬로리는 까다로운 작전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그 바닥의 알아주는 전문 인력이었고, 따라서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던 중 그녀를 원하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꼬였고, 맬로리는 함정을 간파하기도 전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고, 열 받은 그녀가 통쾌하게 진실을 파헤치며 응징한다는 것이 <헤이와이어>의 스토리 플롯.
이 멋진 남자들이 오로지 지나 카라노를 위해 존재하는 느낌 -마이클 패스밴더는 깨알 분량 속에서도 섹시함-
물론 이런 이야기 구성이 오로지 <본 시리즈>만의 것은 아니다. 세상에 안 쓰여진 이야기는 없고, 보통 첩보물이 가지는 스토리 플롯은 대개 비슷비슷하기 마련일 테니까. 하지만 <헤이와이어>가 <솔트>처럼 아쉬웠던 이유는 미묘한 루즈함 때문이었다. 뭔가 휘몰아치는 느낌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BGM도 없는 정적에 가까운 상황에서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맬로리는 뛰고 구르는데 아슬아슬 조마조마한 맛이 좀 덜했던 듯 싶다. 그래도 각본 없이 정말 싸우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액션 씬들은 괜찮았다. 주인공 전직이 격투기 선수였다더니 정말 액션들이 남다르다. 아찔한 S라인과 미모를 자랑하는 헐리우드 여배우들과는 다른 섹시함도 느껴지기도 하고.
그리고 의외라면 의외였던 점은 포스터 속 화려한 남자 배우들이 철저히 그녀를 반짝반짝 빛나 보이게 하는 포지션에 있었다는 것 정도. 이완 맥그리거, 마이클 패스밴더, 채닝 테이텀, 마이클 더글라스, 거기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까지! 이름만 들어도 매우 짱짱한 텐션이 느껴지는 이 멋진 남자 배우들은 이 영화에서 오로지 그녀를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분들은 이런 포지션 속에서도 압도적인 아우라를 발산했지만 말이다. -특히 깨알 같은 분량 속에서도 섹시했던 마이클 패스밴더와 나쁜 남자 이완 맥그리거!-
뭐 어찌되었든 그래서 <헤이와이어>는 아쉽지만 액션으로도, 배우들의 연기로도, 비주얼이나 미장센으로도 그렇게 썩 재미있지는 않았던 영화였다. 그러니 적극 추천은 그냥 패스하는 걸로. 그리고 다시금 강조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취 돋는 짧은 의견인 걸로. <토오루 객원기자, 暎芽 (http://jolacandy.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