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옥주현, 안티팬마저 돌려세운 감동의 열연

기사입력 2012-10-29 23:11


GS칼텍스와 함께하는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이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렸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옥주현(엘리자벳)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2012.10.29/

언젠가부터 그녀의 이름 앞엔 '가수'라는 말보다 '뮤지컬 배우'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올해로 뮤지컬 데뷔 8년. 무대 뒤에서 남모르게 삼켜야 했던 눈물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났다. '엘리자벳'의 옥주현. 마침내 그녀가 한국뮤지컬의 새로운 디바로 우뚝 섰다.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 영예의 여우주연상 트로피는 옥주현의 차지였다. 19세기 유럽 합스부르크 왕가의 흥망 속에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황후 엘리자벳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옥주현은 섬세한 내면연기와 소름 끼치는 가창력으로 주인공 엘리자벳을 완벽하게 그려내 '옥주현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익히 알려진 대로 옥주현은 1998년 걸그룹 '핑클'로 데뷔해 수년간 가요계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가수 출신이다. 가수 데뷔 전 성악 공부를 위해 유학을 준비하기도 했던 옥주현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고 2000년대 초중반 솔로 활동과 라디오 DJ 활동을 통해 홀로서기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뮤지컬계에서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오히려 독이 됐다. 2005년 '아이다'를 통해 뮤지컬계에 입문한 이후로 줄곧 '홍보를 위한 스타 캐스팅 아니냐'는 선입견이 그녀를 괴롭혔다. 요즘처럼 아이돌 가수들의 뮤지컬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던 때라 더 그랬다. 냉정한 잣대를 가진 뮤지컬팬들로부터 '배우'로 인정받기까지 유난히 길고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했다.

옥주현은 지독한 연습벌레로 거듭났다. "연습만이 동료들과 친해지고 관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옥주현의 열정적인 자세는 동료들을 감화시켰고 차츰 관객들에게로 퍼져나갔다. '캣츠' '시카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몬테크리스토' '아가씨와 건달들' 그리고 '엘리자벳'까지, 옥주현의 필모그라피는 뮤지컬로 촘촘히 채워지기 시작했다. 나날이 발전하는 실력은 옥주현이 뮤지컬계에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2010년 '아이다'에 옥주현을 또 다시 발탁한 박칼린 음악감독은 "처음 '아이다'에 출연할 때 핑클이 누구인지, 옥주현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5년 뒤 '아이다'에서 다시 만난 옥주현은 정말 훌륭하게 성장한 배우였다"고 말했고, 정은숙 전 국립오페라단장은 "이토록 성대를 긴장시키지 않고, 불편하지 않은 발성으로, 듣는 이를 빠져들게 만드는 가수를 얼마만에 본 지 모르겠다. 최고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제 18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옥주현이 뮤지컬 '엘리자벳'으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동료 배우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보라 기자boradori@spostschosun.com /2012. 10. 29/
'엘리자벳'은 옥주현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작품이다. 티켓 판매는 줄곧 1위 자리를 지켰고, 옥주현은 '옥엘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명성을 떨쳤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항상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았던 엘리자벳의 모습에는 지난 시간 옥주현이 겪어야 했던 굴곡진 삶의 경험과 상처가 녹아들어 감동을 더했다. 10대 소녀부터 60대 노인까지 한 여자의 일생을 표현하기 위해 음색과 창법을 변화시키는 섬세한 연기는 안티팬마저 돌려세웠다. '몬테크리스토' 공연 때부터 엘리자벳 역할에 옥주현을 염두에 뒀고 상대역을 캐스팅을 할 때도 옥주현의 음색에 맞는 배우를 선호했을 만큼 신뢰를 보인 연출자의 직감은 적중했다.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옥주현은 "훌륭한 후보들과 나란히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는데 상까지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 우리 '엘리자벳' 앙상블팀, 무대팀, 이 공연을 기획하신 EMK 식구들, 독일 은사 여러분 감사하다. 내가 뮤지컬이란 곳으로 발을 딛게끔 도와주시고 항상 응원해주시고 계신 박명선 대표님께도 감사하다. '황태자 루돌프'를 준비하고 있다. 겨울에 그 작품으로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보답하겠다. 항상 불러주시면 어떤 무대든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눈물과 함께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렇게 뮤지컬 디바의 밤은 찬란하게 빛났다.
특별취재반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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