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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생긴 배우!", "연예인이 반할 만큼 좋아하는 연예인!" 무릎팍도사 강호동은 게스트 정우성을 띄우기 위해 열을 올렸다. 하지만 정우성은 강호동의 액션을 마냥 좋아하진 않았다. 그는 예감했다. 시청자도 눈치 채고 있었다. 강호동이 '정우성-이지아-서태지'의 삼각스캔들을 묻기 위해, 변화구를 던지며 이리저리 공을 빼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강호동씨, 차라리 그냥 돌직구를 던지세요. 정우성의 얼굴은 그렇게 말하는 듯 했다.
대중에게 서태지-이지아의 결혼, 그리고 이혼소송이란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인이었던 정우성-이지아도 이별을 했다. 정우성은 이지아와 연애했던 3개월이 파란만장했다고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 시간이 본인에게도, 사랑했던 이지아에게도 상처가 되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우성이 '무릎팍도사'를 통해, 옛 연인 이지아의 이야기를 꺼냈던 건, 그녀를 향한 왜곡된 대중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바꾸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때문이라면서, 자신의 진심이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통했을 지를 강호동에게 되물었다.
무릎팍도사 강호동은 확신할 수 없다면서, 결국 시청자의 몫으로 돌렸다. 하지만 강호동은 정우성의 진심을 읽은 듯 했다. 엔딩에서 "정우성이여, 영원하라!"를 외친 강호동의 액션에는 기운이 넘쳤기 때문이다. 게스트에게 굉장히 만족했을 때 나오는 강호동의 혼신을 다한 열정적인 액션. 그것은 무릎팍도사를 통해 MC강호동이 게스트에게 줄 수 있는 기운이자, 감사, 배려의 인사이기 때문이다. 강호동은 불편할 수 있는 질문에도 성의있게, 진심을 담아 솔직 담백하게 털어놓은 정우성에게, 무릎팍도사만의 퍼포먼스로 예의를 갖추고 감사를 전했다.
6일 방송된 무릎팍도사를 통해, 개인적으론 정우성이 밝힌 서태지-이지아와 관련된 에피소드보다 그의 필모그래피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더욱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배우 정우성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 배우 정우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는 건, 잘 생긴 배우라는 이미지. 그것이 오히려 배우의 매력을 죽인다는 사실. 그래서 정우성이 가장 부러워한 배우가 송강호였던 사실.
실제로 배우 정우성하면 일단 밋밋한 느낌이 먼저 든다. 미남배우의 역효과, 고충. 인상적이었던 작품도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정우성은 대한민국에서 희소성이 매우 높은 배우임에 틀림없다. 잘 생겼기 때문만이 아니다. 정우성은 조인성과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거친 남자, 반항아적인 연기를 잘 하는 배우다. 방황하는 젊은이의 우상이자, 반항과 우수의 아이콘 故제임스딘을 연상시킨다.
제임스딘이 누구인가. '이유없는 반항', '에덴의 동쪽', '자이언트' 단 세편만으로 헐리웃에 영원히 젊음을 묻고 떠난 최고의 배우, 세기의 반항아. 스물 다섯이란 젊은 나이에 사랑의 아픔을 품고 교통사고로 세상과 이별한 것까지. 비록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그가 남긴 임팩트는 컸고, 아직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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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춘의 대표아이콘에서 멀어지는 작품들을 선택하면서, 정우성의 장점도, 매력도 반감되기 시작했다. 많은 작품을 거쳤지만, 드라마 '아스팔트사나이'나 영화 '비트'의 포스를 더 이상 읽을 수 없었다. 그렇게 정우성의 전성기는 배우로서 초창기시절에 모두 소진한 것 같았다. 그래서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이정재에게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내줬던 건, 그에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을 것이다. 물론 중간에 멜로 영화 '내 머리속에 지우개'로 정우성의 존재감을 다시금 드러내지만 시간이 꽤 걸렸던 게 사실이다.
잘 생겼지만 거친 남자일 때 폭발하는 정우성이 연기력까지 업그레이드되어 배우로서 또 한번 인정받는 계기를 만난다. 바로 최근작인 JTBC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서 양강칠이 그렇다. 정우성이 초창기에 보여줬던 거친 남자가 보다 세련되게 녹아있다. 영화 '똥개'보다 더 힘을 뺀 자연스러움이 녹아있다. 무엇보다 그의 연기안에 따뜻함이, 인간미가 녹아있었다.
무릎팍도사에서 아쉬웠던 하나는, 바로 드라마 '빠담빠담'을 통해,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한 정우성을 주목하고 제대로 풀어내지 않은 부분이었다. 비록 종편방송에, 시청률이 낮아 드라마는 덜 주목받았지만, 배우 정우성의 가치가 재평가된 작품이었다. 배우로서 완성된 정우성의 사실상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정우성은 상복없는 배우가 맞다. '빠담빠담'이 공중파에서 방송됐다면, 시청률은 둘째치고, 연기대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중에 한 명이 될 수 있었을 텐데.
2회에 걸친 강호동의 '무릎팍도사' 정우성편은, 시청자에게 사람 정우성, 남자 정우성을 솔직하게, 제대로 보여준 시간이었다. '정우성이 이렇게 말을 잘 했나? 재밌는 배우였나?' 싶을 정도로, 그가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무릎팍도사 강호동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강호동 살아있네?' 놀라웠던 입담에, 티슈맨-개코원숭이까지 구현하며 시청자와 보다 친숙해진 계기를 만든 정우성. 이제는 좋은 작품을 통해, 잘 생긴 배우라는 꼬리표가 아닌, '상복없는 배우'의 꼬리표를 떼길 기대한다. <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 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