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팀 이름으로 불우한 이웃에게 쌀과 귤을 기부하겠다." MBC '보고싶다'의 주연배우들이 내건 '시청률 20% 공약'이다. 방송 10회 만에 수목극 1위에 오른 뒷심을 보면 이 공약을 실천해야 하는 날이 조만간 다가올 것 같다. 시청률은 아직 11% 정도로 높지 않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숫자 이상으로 뜨겁다. 17일 경기도 양주시 MBC 문화동산에서 만난 박유천, 윤은혜, 유승호도 "기분 좋은 에너지를 얻었다"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보고싶다'는 첫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두 남녀의 가슴 절절한 멜로를 토대로 여주인공 성폭행범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반전을 촘촘히 쌓아올려 색다른 멜로물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정우 역의 박유천은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메시지에 멜로를 녹여냈기 때문에 더 가슴 아픈 드라마가 된 것 같다"고 설명하며 "연기를 통해 순간적으로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밝은 겉모습 안에 성폭행의 상처를 감춘 이수연 캐릭터로 호평받고 있는 윤은혜 또한 "두 장르가 혼재돼 있어 감정선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유승호도 "처음엔 캐릭터의 이중적인 면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연기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변신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연기 뒤에 숨겨진 노력도 대단했다. 윤은혜는 극 중 캐릭터가 아픔을 치유해가는 모습을 겉모습에서부터 보여주기 위해 의상과 메이크업에 각별한 신경을 썼고, 박유천은 어린 시절의 느낌까지 표현하기 위해 아역 여진구의 대사톤까지 그대로 가져왔다. 특히 올해로 스무살이 된 유승호에 대한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유승호는 어린 시절의 상처로 복수를 계획하는 강형준 역을 맡았다. '보고싶다' 제작사 관계자는 "유승호 캐릭터에 대해 반응이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다"며 "드라마가 방영되는 중에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앞서 MBC '욕망의 불꽃'에서도 성인 연기를 선보였던 유승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로소 성인이 됐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아역 연기를 하면서 내 몸에 익숙해진 것들이 있는데, 이젠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고 느낄 때가 많다. 이젠 성인 역할을 맡고 있으니까 사소한 것 하나까지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은혜도 6년 전 방송사 시상식에서 10대 소년 유승호와 나란히 자리한 사진으로 화제가 된 일을 떠올리며 "죄 짓는 느낌으로 연기해본 적 없는데 그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 유승호는 굉장히 남자답고 성숙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무살 유승호는 19일 대선을 앞두고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12회까지 마친 '보고싶다'는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살인사건의 배후에 대한 궁금증이 날로 커지면서,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이에 대해 몇 가지 예시를 놓고 네티즌들의 투표를 받기도 했다. 앞서 1회에서 한정우가 누군가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이것이 비극의 전조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배우들도 결말에 대해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아직 정확하게 오고간 얘기는 없다"고 했다. 박유천은 "지금까지 진행된 줄거리가 있으니까 해피엔딩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비극이 되더라도 슬프게 끝나는 것이 흐름상 맞고 시청자와 배우 모두에게 여운을 더 남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승호도 "한정우와 이수연의 러브스토리가 더 발전하면 시청률도 더 오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활짝 웃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