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는 17일, 박중훈 감독 데뷔작 '톱스타'는 24일 개봉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두 톱스타의 첫 상업 영화가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것. 하정우는 "박중훈 선배와 개봉 시기가 맞물려 있다는 건 서로 함께 이슈업이 돼 더욱 좋다. 요즘 부쩍 전화 통화를 많이 하며 의지하고 있다. 박중훈 선배가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도전이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박스오피스 성적에 따라 순위는 갈리게 되고, 관객 평가도 기다리고 있다. 더욱이 두 영화는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어 비교가 불가피하다. 박중훈과 하정우, 두 거물 중 누가 먼저 웃게될까?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역시 배우 출신 감독이지만, 선례를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구혜선 유지태 등이 감독 데뷔한 바 있다. 두 사람은 단편 영화로 시작해 상업 영화 연출까지 폭을 넓혀간 케이스다. 그러나 박중훈과 하정훈은 첫 영화부터 상업 영화를 선택했다. 이는 두 사람 특유의 주관이 작용한 결과다. 박중훈은 감독 변신에 대해 "감독을 하고 싶어서 '톱스타'를 연출했다기 보다는 이 얘기를 하고 싶어 감독이 됐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내가 배우로 출연했던 작품들은 진지하고 무거운 영화가 많다.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겠다고 했을 때 많이 지쳐있어서 이렇게 웃긴 영화를 보고 싶었다. 밑도 끝도 없이 웃긴 영화를 만들어 봐야겠단 생각에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톱스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민준, 소이현, 엄태웅, 박중훈 감독이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는 최고를 꿈꾸는 남자 태식, 최고의 스타 원준, 그리고 최고를 만드는 여자이자 원준의 오랜 연인인 미나까지, 화려해 보이지만 성공과 배신, 꿈과 욕망이 뒤섞여있는 그들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0월 개봉한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연예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그렸다는 점도 흥미롭다. 먼저 '롤러코스터'는 욕쟁이 한류스타 마준규(정경호)가 비행기에 탑승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표면상으로는 최고의 인기 스타이지만, 인성은 제로. 비행기에서 마주친 승객들의 사인 요구에 웃는 척 하며 아낌없이 육두문자를 남발해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톱스타'는 대한민국 최고 톱스타 원준(김민준)과 그의 매니저 출신으로 인기 스타가 된 태식(엄태웅), 원준의 애인이자 드라마 제작자인 미나(소이현)의 갈등과 사랑을 그렸다. 28년 동안 배우 생활을 한 박중훈이 직접 봐온 '끼워팔기 캐스팅', '연예인 음주운전 및 뺑소니 사고', '현장 스태프 폭행사건' 등 각종 연예계 비화들이 종합세트처럼 담겼다. 5년 동안 철저한 준비를 했음에도 투자자, 배우, 스태프에게 무수히 많은 거절을 당했을 정도로 디테일한 연예계 뒷얘기를 만나볼 수 있다. 박중훈은 "사실 어릴 때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살았다. 당시 우쭐댔던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이 영화 '톱스타'에 담겨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정우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영화 '롤러코스터' 오픈토크 행사에 참석했다. 부산=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어쨌든 박중훈과 하정우는 각자 다른 카드를 뽑아 들었다. 먼저 박중훈은 스토리에 강하다. 물론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연예계 이야기란 카드를 꺼내놓긴 했지만, 단순한 폭로전이 아니라 등장인물간의 드라마와 관계를 통해 연예계는 물론 각종 중상모략과 암투가 난무하는 사회상을 제대로 그려냈다는 평가다. 하정우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강점이다. '롤러코스터'에는 주인공 마준규는 물론, 한류 스타에 빠진 중년 여인(황정민), 이상한 불경을 외는 스님(김병옥), 특종에 목숨 건 스포츠지 기자(최규환), 엉뚱한 안과의사(이지훈) 등 주요 인물이 10명도 넘게 등장한다. 그럼에도 캐릭터 모두 강한 개성으로 무장,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엮고 풀어내는 하정우의 연출감이 놀랍다. 또 씨스타 '나혼자'를 메인 테마로 선택하는 등 이전의 영화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선택으로 흥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