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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②]편성되지 말았어야…'전파낭비' 드라마

[연말결산②]편성되지 말았어야…'전파낭비' 드라마

2013년 한 해가 지나간다. 지상파 KBS MBC SBS를 기준으로 60여 편 드라마가 뜨고 졌다. 월화, 수목 드라마, 주말 드라마, 일일 드라마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사극, 멜로, 가족극, 로맨틱 코미디, 메디컬 드라마는 물론 올해는 호러물, SF, 일드 리메이크작까지 장르도 다양했다. 오는 30일과 31일 연말 연기대상을 앞두고 스포츠조선 엔터팀에서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를 총 결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올 한 해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작품부터 기억도 나지 않는 작품, 혹평이 가득했던 작품과 배우까지 각 부문별로 정리해봤다. 스포츠조선 엔터팀

올해도 여러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모든 만남이 유쾌했던 건 아니다. 만나지 말았어야 할, 그리고 만나서는 안 됐을 드라마도 있다. 한국드라마의 질적 수준을 끌어내리고 시청자들의 합리적 판단력까지 마비시켜버린 최악의 작품을 꼽아봤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초래한 한국드라마의 비극, 바로 MBC '오로라 공주'다. '오로라 공주' 때문에 이제 웬만한 막장은 막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 한마디로 시청자들을 막장에 단련시킨 드라마. '막장, 어디까지 가봤니'라고 묻는 듯 기상천외한 설정이 난무했다. 전 남편과 현 남편이 동거를 하고, 동성애자가 절에서 108배를 한 후에 이성애자가 되고, 난데없이 유체이탈을 경험한 후 심장마비로 죽고, 시누이들이 올케를 왕따시키고, 개의 사주를 보러 가고, 개의 속마음을 말풍선으로 등장시키고… 일일이 말하자만 끝도 없다. 괴이하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무엇보다 '오로라 공주'는 개연성 없는 하차로 온갖 논란과 비난을 자초했다. 서바이벌 드라마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도 뒤따랐다. 등장인물 중 무려 12명이 죽거나 해외로 출국하는 설정으로 극에서 하차했다. 마지막에 살아남는 건 애견 떡대밖에 없을 거라는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드라마 종영 직전에는 떡대마저 저세상으로 보냈다. 암에 걸린 설설희가 황마마의 극진한 간호로 병을 이겨냈으니, "살아 있는 생명"이라며 귀하게 대접받던 암세포도 결국엔 하차하게 된 셈. 떡대와 암세포까지 포함하면 무려 14명의 하차다.

'오로라 공주'의 브레이크 없는 막장 전개에 온라인상에서 연장 반대 운동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MBC는 수수방관하며 모든 걸 임성한 작가 탓으로 돌렸다. 논란이 거세질수록 시청률 그래프가 올라가니 내심 흐뭇해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작품에 편성을 내준 건 MBC다. 온갖 논란에도 무려 30회를 연장해줬고, 추가 연장까지 검토했다. MBC에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MBC는 5월 2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정확히 7개월간 전파낭비를 했다.

'오로라 공주' 말고도 편성되지 말았어야 할 '전파낭비' 드라마가 올해도 여럿 방영됐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왕가네 식구들'도 그중 하나다. 불륜을 저지르고도 너무나 뻔뻔해서 공분을 자아내는 남편이 있고, 그런 아들을 두둔하며 며느리를 비난하는 시어머니가 있고, 며느리를 선발하기 위해 서바이벌 대회를 여는 시아버지가 있다. 하지만 이런 설정도 '오로라 공주'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오로라 공주'가 막장의 역치를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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