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은 되고 전현무는 안되는 KBS 이중적 태도

기사입력 2014-04-03 08:21



전현무의 KBS 중계를 들을 수 없게 됐다.

KBS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전현무를 캐스터로 영입하려 했지만 KBS 아나운서 및 노조의 반대와 전현무 측의 고사로 무산됐다. KBS 아나운서 및 노조 측은 프리랜서 전환 후 3년간 KBS 프로그램 참여를 금지키로 한 노사 합의 위반 및 차세대 캐스터 육성 요구, 현장에서 피땀흘려 뛰고 있는 전문 캐스터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현무의 월드컵 중계를 반대했다. 전현무가 김성주와 달리 스포츠캐스터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전현무 영입에 대한 반대 논리는 앞선 전례에 비춰볼 때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KBS는 앞서 자사 예능 프로그램 '예체능'을 통해 강호동을 특별 캐스터로 섭외한 적이 있다. 비록 서브 캐스터였지만 전현무 반대의 이유 중 하나였던 전문성을 고려한 선택은 아니었다. 생방송 스포츠 중계 경험이 전무한 강호동에 비해 전 아나운서 출신 전현무의 기용이 훨씬 안정된 카드가 아닐까. 유독 KBS 출신 전현무만이 차별받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무엇보다 KBS 아나운서 및 노조 측이 내세운 전현무 반대 논리가 수신료를 받는 공영 방송으로서 적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KBS의 고객은 시청자다. 수신료를 내는 공영 방송이란 점에서 고객임과 동시에 주인이기도 하다. 월드컵이란 대형 이벤트를 이끌어갈 메인 캐스터 선택의 최우선 기준은 시청자의 니즈여야 한다. 즉, 시청자가 원하는 카드라면 누구든 제로베이스에서 검토가 가능해야 한다. 프리랜서 전환 이후 3년간 KBS 프로그램 참여를 금지키로 한 노사 합의 위반과 차세대 캐스터 육성 등의 내부 논리가 고객이자 주인인 시청자의 요구라는 외부 논리를 앞설 수는 없다.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빅 이벤트에 대중들이 선호하는 캐스터가 나오는 것이 KBS측에도 실이 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실제 MBC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2008년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경기에서 캐스터로 나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지 않았는가. 마찬가지로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최고 시청률은 '아빠, 어디가'의 김성주가 중계한 MBC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TNmS수도권 기준 18.5%, 분당 최고 시청률 32.1%)였다.

만에 하나 전현무 영입 반대 이유 중 하나가 내부 직원의 밥그릇 보장을 위한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KBS는 지난해 12월, 월 2500원으로 책정된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는 안을 의견했고,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지난 2월 인상안을 표결 처리해 현재 국회로 넘어가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발표한 감사원의 보고에 따르면 KBS는 2009년 693억 흑자에서 2010년 434억, 2011년 48억으로 감소해 2012년 무려 62억의 적자를 냈다. 거기에 KBS와 자회사 6곳의 특별 감사 결과, 평균 연봉이 1억 1600만원이 넘는 1급 이상 고위직 382명 중에 보직이 없는 사람이 무려 59.7%에 이른다. 매번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인력 감축을 약속했지만, 2급 이상 고위직이 전체 인력의 57%에 이른다. 또 특별성과급의 일부를 기본급으로 편입해 인건비를 과다 지급한 건도 적발됐다. 이런 방만 경영의 한 켠에는 실리 보다 '자기 밥 그릇 챙기기'에 더 혈안이 됐던 것은 아닌지 묻고싶다. 옆 동네 MBC가 실리를 위해 자사를 퇴사한 김성주를 다시 한번 내세웠던 이유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지 모르겠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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