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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던 지난 26일. 이례적인 보도가 나왔다 .
평소 같으면 첨예하게 대립했을 보수와 진보 논객. 이 사안만큼은 같은 입장을 취했다. 보도가 적절치 못했다는 입장. 진보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6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경규 골프 회동 논란, 애도는 의무나 강요가 아니죠. 그저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좀 더 배려심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섭섭하다' 내 생각엔 이 정도가 적절할 듯"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보수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경규 골프? 언론의 거짓선동이 문제지 연예인 골프가 뭐가 문젠가요"라며 "구조와 직접 관계없는 공인들 골프 갖고 시비 걸면 안 됩니다. 그럼 등산, 야구, 사이클 여가 생활 다 중단해야 하나요. 골프장과 인근 식당들 하나하나가 다 국민경제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경규 골프 논란에서 보여준 네티즌들의 성숙한 태도에는 사회적 함의가 숨어 있다. 몰아붙이기 식 일방통행의 논리에서 벗어나 타인의 다른 행동과 생각을 인정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희망의 전조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커다란 사건과 이슈 앞에 극단적인 흑백논리가 득세했던 것이 사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도 어김 없었다. 추모 정국과 함께 인터넷 상에서는 끊임 없는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애도와 추모를 기치로 내걸고 여기서 조금만 벗어난 모습을 보이면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라는 말은 악플러의 단골 서두가 됐다. 이들에게 연예인은 가장 만만한 타깃이었다. '기부를 왜 안 했으냐, 기부를 왜 얼마 밖에 안 했느냐'는 악플이 달렸다. 의무화되고 강요된 애도 분위기. 이런 상황 속에 이경규 골프 보도가 나왔다. 이경규는 유명 연예인이지만 휴일 지인들과 골프라운딩을 한 사실까지 뉴스가 될 필요는 굳이 없었다. 같은 날 많은 연예인들이 지인을 만나 밥 먹고 술을 마셨을 것이고, 쇼핑도 하고 취미 생활도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마음 속에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마음이 없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만에 하나 애도의 마음이 크지 않다손 치더라도 이는 그저 아쉬운 일이지 잡아먹을 것 처럼 비난할 일은 또 아니다. 씻지 못할 참담한 비극의 늪에 빠진 희생자와 남겨진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나도 힘든 가족들. 그 형용불가의 애닯은 상처에 조금이라도 치유가 될 처방은 시끄럽고 '강요된' 애도가 아닌 조용하고 진심 어린 정성과 공감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