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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마술사, 공예가.'
비연예인들이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을 장악했다.
김구라, 홍석천, 샤이니 키, 시스타 다솜, AOA 초아, EXID 솔지와 하니, 래퍼 산이, 강균성, 홍진영, 김영철, 정준영, 정준일 등 많은 스타들이 인지도를 무기로 '마리텔'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은 연기와 노래부터 화장법, 역사강의, 패션, 인테리어 등 각양각색 아이템을 선보였다.
하지만 '마리텔'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아니라 백종원, 이은결, 김영만 등 비연예인들이다. 이들은 각자의 이름만 대면 떠오르는 요리, 마술, 종이접기 등 전문분야를 살린 방송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타 파워와 대결에서 콘텐츠 파워의 위력을 제대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백종원의 생활밀착형 사기 요리
가장 뜨거운 인기를 과시하는 것은 '백주부' 백종원이다. 백종원은 집에 흔히 있는 재료 활용법,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법 등 네티즌 맞춤 콘텐츠로 호응을 얻고 있다. 백종원은 다른 출연진과 차원이 다른 시청률을 기록하며 '절대 강자'로 군린하고 있다. 이때문에 제작진은 그를 골드멤버로 지정하고, 백종원을 제외한 상태에서 순위 발표를 하고 있을 정도다.
따지고 보면 요리는 참신한 콘텐츠는 아니다. 최근 먹방과 쿡방 인기에 힘입어 여러 요리 프로그램이 생겨났을 뿐 아니라, 많은 스타 셰프들이 TV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백종원은 그 가운데에서 차별화된 캐릭터를 보여줬기에 시청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짠맛(간장)과 단맛(설탕)의 과감한 사용으로 대중적인 입맛을 사로잡는 그의 요리는 웰빙 요리의 흐름을 거스르며 시청자들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하프 먹을거면 마요네즈 왜 먹느냐"라는 식이다.
또 하나의 매력은 그만의 사기 비법. 누구나 갖고 있는 재료를 활용해 가성비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내는 비법은 혹하지 않을 수 있을까. 대파를 가위로 잘라 허브처럼 활용하는 법은 아내 소유진도 깜빡 속았다니 귀가 솔깃하다. 한 네티즌은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드래곤 심장'이나 '먹다가 남겨둔 페가수스의 발굽'같은게 없어도 할 수 있는 요리가 있다는건 백종원이 처음"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만큼 생활 밀착형 요리라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은결의 약빤 마술 퍼포먼스
과연 백주부에 대적할 자가 없는가 싶은 순간, 혜성같이 나타난 마술사 이은결. 이은결은 재치있는 입담과 신기한 마술을 선보이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에 방송 이후 내내 1위를 지켜 온 백종원을 위협, 향후 대결 구도에 대한 관심을 모았다.
그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술 비법으로 첫 등장부터 백종원의 아성에 도전했다. 전문 마술사가 알려주는 마술 비법은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아이템이었다. 특별한 도구나 장치가 없이 주변 소품을 활용할 수 있는 마술이 대부분. 지인들을 상대로 선보이기에 좋은 간편한 마술이라는 면에서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때로는 그 비법이 황당해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우유마술'이 한 예다. 작가에게 여러가지 맛의 우유 가운데 하나를 골라 봉투에 담게 한 뒤 이은결이 그것을 맞히는 것이었다. 이은결은 "평소 상대방을 관찰해서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비법"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사실 '제발 딸기우유 골라달라'고 써놨다. 그럼에도 혹시 몰라 다른 맛 우유들은 모두 고정시켜놨다"고 말해 폭소룰 유발했다.
이처럼 이은결의 마술은 언뜻 엉뚱하고 황당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깊은 고민과 연구가 있지 않고는 나올 수없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따라하기는 쉬우면서도, 보는 이들에게는 신기하다. 마술에 더해진 이은결만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그는 연기 또한 마술을 살리는 한 요소라고 말한다.
특히 이은결이 첫 등장한 '마리텔'는 9회는 10.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방송 이래 처음 두자릿수를 돌파한 기록이기도 하다.
김영만의 동심자극 종이접기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의 섭외는 '신의 한 수'였다. 김영만은 종이접기라는 추억의 아이템으로 그의 방송을 보고 자란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시청자와 양방향 소통이 있는 방송이라는 '마리텔'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준 진행자였다.
지난 12일 방송된 '마리텔'에 등장한 김영만은 그 모습 자체로 네티즌을 추억에 잠기게 했다. 그는 여전한 손재주로 왕관부터 보석, 장난감 등을 색종이로 뚝딱 만들어 냈다. 네티즌을 "어린이 친구들"이라고 부르며 종이접기 방법을 알려주는 그의 모습은 보는 내내 향수를 자극했다.
그의 화려한 종이접기 솜씨는 20여년 전 그대로였지만, 손에 생긴 주름들이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했다. 시청자들도 어느덧 훌쩍 자라있었다. 한 네티즌은 "여기 어린이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김영만은 "어릴 때는 어려웠지만 이제 어른이 됐으니 더 잘 할 수 있을 것", "우리 어린이 친구들 착하게 잘 자랐다" 등의 말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영만의 방송 출연은 '마리텔'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김영만은 방송 당시는 물론 다음날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식했다. 방송 중 접속자가 폭주해 방송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영만은 1부 종료 직전 중간점검에서 1위를 차지했고, '마리텔'의 절대 강자인 '신계' 백종원을 제친 유일한 '인간계'의 1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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