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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팔이' 김태희
지난 방송에서 복수심을 접어두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에 마음을 고쳐먹은 여진은 이날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그들만의 전쟁에 뛰어들어 눈길을 끌었다. 사고로 기억상실과 실어증에 걸린 한신 일렉트로닉 노동자로 신분을 위장해 가까스로 벗어난 한신병원에 과감히 돌아온 것은 물론, 도준과 전면전을 치루기 위해 필요한 열쇠를 그의 최측근에게서 찾고 후일까지 대비하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치밀하게 펼쳐진 것.
믿고 싶지 않은 진실들의 연속이었지만 이를 통해 얻은 것도 있었다. 선대회장의 유언의 끝엔 여진이 한신그룹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비밀의 USB가 있었기 때문. 비자금 조성 내역과 사용처가 담긴 USB는 도준에게 현재 쏠린 권력을 여진에게 돌릴 단 하나의 열쇠였고, 이는 곧 무력했던 여진이 무소불위의 칼날을 휘두르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여진의 이 같은 독기를 품은 복수혈전의 시작은 도준이 이날 여진의 장례식을 치르며 자신이 한신그룹의 새 주인이 됐음을 선포한 시점과 맞물리며 더욱 짜릿한 긴박감을 선사했다. 눈엣가시 같은 여동생을 제거하고 자신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이들을 불러 모아 과시하듯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는 도준의 사악한 미소는 앞으로 그가 여진과 치룰 치열한 전쟁을 예감케 하며 눈 뗄 수 없는 이유를 만들었다.
"영애는 약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저들은 저들만의 싸움 방식이 있다"는 외과수간호사(김미경)의 말처럼 과거의 상처를 털어버리고 복수의 화신으로 돌아온 여진의 앞날이 주목된다.
한편, '용팔이'는 '장소불문·환자불문'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하지 않는 실력 최고의 돌팔이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 '잠자는 숲속의 마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스펙터클 멜로드라마로, 2015년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olzllovely@sportschosun.com>






